최근 할리우드에는 영화시사가 저널과 평단의 ‘권리’가 아니라 ‘특혜’로 변질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스튜디오들이 개봉 예정작의 시사를 매체에 따라 선별적으로 시행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 <버라이어티>는 최근 ‘평단과 스튜디오는 전쟁 중’이라는 제목으로, 스튜디오의 시사 관행이 바뀌어가는 데 대한 논란을 보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의 저널과 평단에선 개봉에 앞서 영화를 보고 리뷰를 내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즈음 개봉 요일이 금요일에서 수요일로, 때론 화요일로 당겨지면서 이에 맞춰 마감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고. 스튜디오쪽에선 개봉에 임박할 때까지 시사를 열지 않기도 하는데, 폭스의 <에이리언 vs 프레디터>, 워너의 <엑소시스트: 비기닝>, 디즈니의 <빌리지>가 개봉 하루나 이틀 전 시사 진행, 혹은 시사 없이 개봉한 사례들이다. 특히 <에이리언 vs 프레디터>는 사전시사 없이 개봉했기 때문에 첫 주말에 38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튜디오가 태도를 바꾼 데는 이유가 있다. 테스트 시사를 참관한 네티즌들의 활동이 빈번하고, 오프라인 매체의 리뷰라도 인터넷에 먼저 오르는 탓에 입소문이 나고 개봉 수익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 제작비와 홍보 마케팅비가 치솟고 있는데다 개봉 첫주의 흥행이 최종 성적을 좌우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스튜디오는 더더욱 개봉작 ‘사전 관리’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때로 특정 매체에만 전편 혹은 일부를 공개해 ‘특종’을 주는 공격적인 홍보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스튜디오의 전략이 달라짐에 따라 언론과 평단 내부에서는 영화 기사가 정보나 홍보 성격을 띠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