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영화음악 작곡가 한상기씨가 지난 8월22일 노환으로 향년 88살에 타계했다. 고인은 <하녀> <충녀> <이어도>를 위시한 김기영 감독 작품 대부분의 음악을 도맡다시피 했다. 그가 1952년 해군 중령에서 예편하여 영화계에 입문한 작품도 김 감독의 1955년작 <주검의 상자>였다. 데뷔가 그랬던 것처럼 김기영 감독의 유작으로 알려진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도 고인의 몫이었다. 한편 유현목 감독 필모그래피에서도 <막차로 온 손님들> <순교자> <장마> <불꽃>을 포함한 10편의 작품에서 음악을 작곡하고 음악감독을 담당했다. 유현목, 정진우, 김기영 감독이 함께 연출한 옴니버스작 <여! 여! 여!>의 음악을 그가 맡은 것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외 <귀신잡는 해병> <석화촌> <증언> 등을 포함한 총 150여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이러한 폭넓은 활동의 결과로 생전에 그는 부일영화상 2회, 대종상 3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2회에 걸쳐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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