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얘기 못하고 겉으로 딴소리를 하는 짜증나는 사람이죠."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이하 꽃봄.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의 개봉(23일)을 앞둔 배우 최민식이 자신이 연기한 영화 속 인물 '현우'에 대해 미움을 앞세워 애정을 드러냈다. <꽃봄>은 강원도 탄광촌 중학교에 임시 음악교사로 부임하게 된 트럼펫 연 주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가 연기하는 현우는 교향악단에 들어가지 못한, 주류에서 밀려난 트럼펫 연주자다.
3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 커피숍에서 열린 이 영화의 미니 콘서트에 참석한 최민식은 현우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짜증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평범한 내 모습이기도 하다"며 "나와 동일시해서 연기할 수 있었던 만큼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극중 현우는 트럼펫 연주자면서 중학교 관악부를 이끄는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는 촬영을 마친 소감을 밝히며 '조율의 즐거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영화는 전문가들이 모여 같은 목표를 추구하며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번 새 작품을 할 때마다 멋들어진 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주장들을 펴도 조율이 되어가는 과정에 진짜 멋있는 것이라는 점을 느꼈고 이 때문에 즐거웠습니다." 최민식은 관객에게는 "답답하고 얹힌 분위기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것들을 되짚어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최민식은 자신이 극중에서 직접 연주했던 곡 중 일부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연주 대신 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영화의 한 관계자는 "영화에서 이미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보여준 적이 있지만 관객 앞에 서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최근 영화의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삽입될 곡의 녹음작업을 마쳤다. 그가 직접 연주하는 곡은 영화의 메인 테마와 고 김현식의 곡인 '다시 처음이라오' 등 두 곡. OST는 영화 개봉에 앞서 출시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