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화씨 9/11>, 오스카에서 붙을까
2004-09-06
글 : 오정연
상반기 최고 논쟁작들,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예측돼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둘러싼 호사가들의 예측이 시작됐다. 물망에 오르고 있는 작품은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이자 논쟁작이었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화씨 9/11>. 두 작품의 극장수익이 5억달러에 가까운 상황에서 올 하반기 라인업에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와 같은 대작들이 없다는 것 때문에 이처럼 다소 성급해 보이는 전망이 시작된 것. 물론 흥행 성적만으로 오스카의 향방을 점칠 수는 없다. 실제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아메리칸 뷰티> 등 최근 수상작들은 아카데미 이전에는 그리 짭짤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던 것들이다.

오스카가 위의 두 작품에 미소짓는다면, 그것은 이 영화들이 불러일으킨 엄청난 논쟁과 사회적 파급력 때문. 1959년 <벤허> 이후 반세기 동안 작품상을 수상한 성서영화는 없었고, 전 아카데미의 역사를 통틀어 다큐멘터리는 작품상 후보에도 오른 적이 없었음에도 “이 두 작품을 무시할 아카데미 회원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현재 우선 순위적으로 거론되는 쪽은 <화씨 9/11>. 흥행 성적은 <패션…>에 훨씬 못 미치지만, “<화씨 9/11>의 배후에는 베테랑팀(제작자인 미라맥스의 하비 웨인스타인은 1988년 이후 무려 54개의 오스카를 수상했다), 그리고 할리우드의 진보적인 정치적 성향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비 어워드> 저자 톰 오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예수의 죽음을 유대인 탓으로 몰고가는 <패션…>이 아카데미의 유대인 회원들에게 곱게 보일 리 없다. 그러나 <화씨 9/11>에 더 어울리는 다큐멘터리 부문이 아카데미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폭력, 역사, 사회에 대항하는 인간” 등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패션…> 역시 벌써부터 절망할 필요는 없다. 투표용지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발송되는 것은 오는 12월17일.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2월17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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