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충무로는 통화중] 인터넷 펀드 ‘불법 스캔들’
2004-09-15
글 : 이종도

<천사몽> <눈물> 등이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긴 했지만 <반칙왕> <친구> <해피엔드> <바람난 가족>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네티즌 펀드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자 투자금 모집 방법으로 각광받았다. 강제규&명필름의 <안녕, 형아> 인터넷 펀드 모집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흘러나오면서 인터넷 펀드가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안녕, 형아>의 순제작비 19억5천만원을 인터넷으로 모집하겠다는 모 일간지 광고가 지난 9월7일 나간 뒤 맥스무비와 머니투데이는 금융감독원이 네티즌 영화펀드를 불법이라고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이야기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무엇이 위법인가. 지난해까지 없던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올 1월부터 시행되면서 명필름의 신작 <안녕, 형아>의 순수제작비 전액 인터넷 공모는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이 법에 따르면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영화, 음반 등에 투자할 목적으로 공모를 통해 자금을 모집, 펀드를 구성·운용한 뒤 수익을 분배하는 간접투자는 위법”이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야 직접투자라는 것이다. 명필름 주장은 또 다르다. “영화펀드는 직접투자이므로 간접투자 관련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엇갈린 법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불법’이란 단정적 표현은 너무 빨리 나왔다. 명필름은 영화 <안녕, 형아> 인터넷 펀드 관련 일부 언론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벌써 불은 난 뒤다. 명필름은 <안녕, 형아> 인터넷 펀드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저촉 여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토와 그에 따른 공식적인 유권해석이 2∼3일 뒤에 내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대가 꼭 들어맞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업무팀 박삼철 팀장에 따르면 검토 시간이 꽤 오래 지체될 전망이다. “위법으로 보이지만 금융적 문제만도 아니고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다. 앞으로 인터넷 펀드를 수시로 운용해 제작비를 모으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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