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인 걸요. 막 걸음마를 뗐다고 할 수 있죠." 영화 <우리 형>의 개봉(10월8일)을 앞둔 원빈(27)이 20일 오후 첫시사회 후 기자들을 만났다. <우리 형>은 티격태격하는 연년생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영화. 원빈은 싸움짱인 터프한 동생 역을 맡아 '내신 1등급'의 모범생 형역으로 출연하는 신하균과 호흡을 맞췄다. '연기가 한층 는것 같다'는 기자의 인사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제 막 시작"이라는 것. 그는 "아직 신인이고 이제 막 걸음마라는 자세로 연기에 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군입대 계획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줄곧 군대에 가야겠다고 생각해 왔고 당연히 갈 것"이라며 "아쉬움도 있고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군대에서 집단생활 등 또 다른 배울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사투리 연기
원빈은 연기 도중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사투리 연기'라고 답했다. 원빈은 강원도 출신으로 그곳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성장했다. 영화나 혹은 드라마에서 사투리 연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제작사는 사투리 연기를 위해 경상도 버전의 대본 강독을 CD에 녹음해줬고 이 CD를 바탕으로 경상도 출신인 매니저와 부산에서 자란 감독등의 도움을 받아 집중적으로 사투리 '강습'을 받았다. "너무 힘들었지만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더라"는 것이 원빈의 말이다.
신하균, 진짜 형같은 선배
"(신)하균이 형은 후배를 굉장히 편안하게 잘 이끌어주는 스타일이에요. 그때나 이번에나 반갑고 호흡도 잘 맞는 선배죠." 형역으로 영화 내내 '티격태격'했던 신하균과는 <킬러들의 수다>를 포함해 두번째 같이 연기하는 영화다. '형'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이지만 촬영은 정말 '고요'한 상태에서 진행됐다고. "말수는 둘 다 비슷해요. 저도 말이 많지 않은 편이고, 하균이 형도 말이 없고, 감독님도 과묵한 편이시고. 촬영장이 항상 조용했죠."
군대는 간다
최근 연예계 병역 비리가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원빈은 그동안 '군대를 가고싶다'고 매번 말해온 적 있다. 군입대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양쪽 머리에 손을 얹은채 밝게 웃으며 대답을 시작했다. "솔직하게, 어려서부터 한 생각인데요, 군대는 꼭 가야겠다 했어요. 당연히 가야죠. 그렇게 얘기해왔고, 또 그럴꺼고요…. 물론 아쉽기도 하고 갔다 와서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군대에 가서 또 다른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담담해요."
원빈은 병무청의 입대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통보가 올 예정. 하지만, 아직 <우리 형>의 일본 프로모션이 남아 있고 그 사이 다른 작품을 출연할 수 있다면 연기를 할 계획이다. 그는 "일단을 쉬고 싶지만 군대 가기 전에 책이나 실컷 읽고 싶다"고 말했다.
막내 연기하는 게 좋다
원빈은 2남 3녀 중 막내다. 부모님은 강원도에 계시고 형제들은 타지에서 흩어져서 살고 있다. 그는 <우리 형>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가족들 걱정하고 정의감도 있고 또 순수한 막내의 느낌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드라마 <꼭지>의 막내 명태의 느낌이 좋았어요. 제가 자라온 환경과 생각이랑 같은 역이었거든요. 그런 느낌을 드라마가 아닌 영화에서 자유롭게 연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원빈은 주인공 종현과는 개구쟁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저도 굉장히 개구쟁이었거든요. 말썽도 많이 피우고. 가족들에게는 항상 고맙다는 마음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사진=진인사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