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들의 오럴섹스도 검열이 되나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대량살상무기를 거래하는 희대의 악당으로 묘사해 화제가 되었던 미국의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영화 <팀 아메리카: 세계경찰>이 또 한번 이슈에 올랐다. 비밀경찰 ‘팀 아메리카’의 일원으로 등장하는 개리 존스턴이라는 등장 ‘인형’이 같은 팀의 여성요원 인형과 질펀한 오럴섹스를 벌이는 장면 때문에 미영화협회(MPAA)와 마찰을 벌인 것이다.
애초에 이 영화는 MPAA로부터 NC-17등급을 받았는데,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과 함께라면 관람이 가능한 R등급과는 달리 NC-17등급은 17세 미만의 미성년자 입장이 완전히 금지되므로 흥행에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등급. 이에 <팀 아메리카…>의 프로듀서 스콧 러딘과 트레이 파커 감독(<사우스 파크>)은 등급 하향조정을 9차례나 MPAA에 건의했고, 외설규제 강화를 원칙으로 하는 MPAA는 끊임없이 이를 반려하다가 마침내 R등급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 것. 비록 흥행에 치명적어서 ‘No Cash-17’이라 불리는 NC-17등급은 면했지만, 꼭두각시 인형 애니메이션이 R등급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팀 아메리카…>의 제작진들은 9번의 재심신청에도 불구하고 결국 R등급이 나온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작자인 스콧 러딘은 “사실 이 영화에는 R등급을 받을 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다. 캐릭터들은 전부 나무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가”라고 와의 인터뷰에서 토로했고, 감독인 트레이 파커는 “그 정도야 우리가 어린 시절에 바비인형과 켄인형으로 만날 하던 짓이 아닌가. 이건 그저 두 인형이 서로의 위에 올라타고 깔짝거리는 수준에 불과한 조크다”라고 덧붙이며 MPAA가 폭력적인 장면보다는 섹스에 더 집요한 검열의 잣대를 들이대는 데 놀랐다고 밝혔다. <팀 아메리카…>는 지난 주말 800여개 극장에서 시사회를 개최했으며 오는 10월15일 전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