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아직도 닭냄새가 나는 거 같다” <귀신이 산다> 제작부 막내 고두현
2004-10-14
글 : 김수경

<귀신이 산다>는 추석 시즌을 단숨에 틀어쥐고 200만명을 가뿐히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닭들이 집단으로 와이어 연기를 펼치는 장면은 관객에게 자주 언급되는 장면 중 하나다. 거제도 현장에서 양계장 주인 노릇을 하며 이러한 닭 연기의 숨은 일등공신이었던 사람은 제작부 막내 고두현(25)이다. 그는 <귀신이 산다>가 상영되자 곧바로 <공공의 적2>에 제작부로 합류했다. 그에게 듣는 <귀신이 산다>의 ‘현장의 추억’과 영화 이야기.

<귀신이 산다>에 참여한 동기.

제주도 출신인데 조덕연 수중촬영 전문기사와 스쿠버를 같이 했었다. 우연히 제주도에 내려갔던 차에 1주일 정도 수중헌팅을 그분에게 부탁받았고 그 일이 반응이 좋았다. 이후 <실미도> 촬영섭외를 하고, 수중촬영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이후에 <실미도>의 이민호 PD를 따라 <귀신이 산다>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닭과 축사 관리하느라 고생했겠다.

아직도 닭냄새가 나는 거 같다. (웃음) 세팅에 따라 축사를 옮겨야 했다. 닭을 양손에 있는 대로 움켜쥐고 이사를 가는 거다. 그것도 힘들었지만 닭 촬영 1주일을 위해 21일을 닭과 생활한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제작부 막내라는 역할에 대해 자평한다면.

손발이 되는 위치다. 손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영화를 촬영하는 머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원활히 진행하는 것이다. 촌놈이라 적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꾸지람도 잦았지만 지나고 나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영화는 어떻게 시작했나.

고등학교 때는 음악에 미쳐서 밴드에서 기타를 쳤다. 음악을 접고 영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한서대 영화과로 진학했다. 아버지의 파견근무로 서울에 석달 반쯤 와 있었는데 서울 애들이 음악을 너무 잘해서 꿈을 접었다. 밴드명은 거창하게도 이데아.

학교에서 찍은 영화는.

16mm는 공동연출이 두편, 연출한 작품이 네편. 디지털도 1편 했다. <버드>(Bird)라는 첫 연출작이 제일 애착이 간다. 시간에 쫓기는 남자의 공포를 다룬 내용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법이 구세대의 잔재이고 억울하게 피해받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폐지되는 게 옳다고 본다.

여자친구 있나.

학교 후배인데 편집 공부했고, 현재 스크립터 일을 한다. 둘 다 영화일 해서 돈은 누가 벌지 걱정이다. (웃음)

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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