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외신기자클럽] 주성치의 ‘모조’는 어디로? (+영어원문)
2004-10-18
글 : 데릭 엘리 (<버라이어티> 수석국제평론가)
부족한 코미디, 넘치는 CGI… 새롭지 않은 주성치의 새 영화 <쿵푸>

주성치가 영화적 마력을 잃어가고 있는 건가? 난처하긴 하지만 이 생각은- 아래에 논의되는 이유들 때문에- 3년 전 <소림축구>로 대박을 터뜨린 것에 이어 주성치가 최근 프로듀서·감독·각본·주연을 맡은 <쿵푸>를 보는 동안 계속 뇌리 속을 스쳤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 영화는 홍콩이나 중국이 아닌 지난 9월 중순 캐나다 토론토에서 있은 영화제에서 프리미어를 했다. 아이러니는 주성치가 자신의 세계 프리미어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것. 지난 10년간 주성치의 시민권 신청을(삼합회 관계가 추정되어서) 여러 번 거절한 캐나다 정부는 비자발급을 환영하지 않았다.

영화는 홍콩에서 12월 이후에 개봉할 계획이고 한국에서는 내년 1월14일에, 미국에서는 내년쯤에 할 계획이다. 틀림없이 처음에는 잘되겠지만, 2001년 여름 홍콩에서 <소림축구>가 거뒀던 6천만홍콩달러라는 놀라운 금액에 상응하거나 이를 돌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행하게도 영화의 중심에는 창작과정 전체를 암시하는 피로와 영감의 부족이 눈에 보인다.

감독·주연으로 만든 주성치의 다른 영화들은 일종의 동화 같은 이야기들로- <식신> <희극지왕> <소림축구>와 같이- 희극적이면서 우울한 주인공들이 노력 끝에 결국 꿈을 이루는 것들이다. <쿵푸>도 마찬가지다. 중국인민공화국 이전의 애매모호한 시대를 배경으로, 영화는 전능한 도끼파에 들어가고 싶으나 가난한 사람들 편을 들다가 초영웅으로 변신하는 끼있는 양아치(주성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아라한 장풍대작전>과 비슷하게 들리는지? 사실 비슷하다. 게다가 <아라한…>이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하고 더 흥겹다). 그렇지만 영화 초반부터 주성치가 광대 노릇만 하기에 질렸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특유의 터무니없는 행동이나 더블-테이크(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깜짝 놀라는 척 연기하기) 코미디는 하나도 없고, 영화 밑에 깔린 심각함이 특히 폭력에 대한 묘사에서- 만화적이면서 유머가 없는 것으로- 사람을 심란하게 한다.

주성치가 10년 넘는 시간 끝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심지가 더 긴 듯한 유머나 전통 광둥연극(중심이 되는 하층민 공동주택 세트와 거기 사는 다양한 인물들이 연상케 하는 것)에 기반한 것을 시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끝까지 웃기지 않고, 인물들도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을 때 갑자기 이 새 황제에겐 옷이 거의 없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게 된다.

시각적 효과의 맹공격 외에 <쿵푸>는 CGI가 잔뜩 실린 터라 왜 만화로 만들지 않았는지 신기할 정도다. <소림축구> 역시 CGI를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인물 묘사에 보조적인 역할로 썼지 그것을 대신하려 하진 않았다. 그리고 (홍금보가 6주 만에 그만뒀을 때 일을 맡은) 원화평 무술감독의 <매트릭스>스러운 액션 연출은 반복적인데다 상상력이 결여됐다.

홍콩이 자신감을 유지하려면 <소림축구> 같은 흥행 대박물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성룡이나 주윤발과 같이 “나이가 더 많은” 세대의 홍콩 스타들이 관객을 잃어가고 다른 이들(매염방이나 장국영)이 사망했지만 대체되지 않은 시기인 만큼 주성치 같은 사람들이 필요하기도 하다. 주성치가 드라마틱한 코미디의 대가라는 것에 대한 필자의 경외심은 그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다. 여러 해 전 필자가 우디네극동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았을 때 작은 주성치 영화 특별전을 프로그래밍했고, 그가 친절히 참석하기도 했다. 주성치는 지금도 과거와의 연관성을 잃지 않고 또 홍콩영화의 국제적인 위상을 지속시킬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몇 안 되는 스타 중 한명이다.

<쿵푸>가 흥행이 잘 안 되면, 주성치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손해를 볼 것이다.


Is Stephen Chow losing his cinematic mojo?

Troubling as it is - for reasons discussed below - the thought kept crossing my mind while watching "Kung Fu Hustle," his latest film as producer-writer-director-star, following huge hit "Shaolin Soccer" three years ago.

The long-awaited movie premiered not in Hong Kong or China but in Toronto, Canada, in mid-September during the city's film festival. The irony was that Chow could not attend his own world premiere. The Canadian government, which has repeatedly rejected Chow's applications for citizenship during the past 10 years(beacuse of supposed triad connections), said he was not welcome.

The film is not due to open in Hong Kong until December, South Korea in ???[DOES CINE21 KNOW???], and the U.S. sometime next year. It will doubtless do well initially, but looks unlikely to equal or top the amazing HK$60 million that "Shaolin Soccer" took in Hong Kong in summer 2001. Sad to say, there's a visible fatigue and lack of inspiration at the heart of the picture that insinuates its whole creative process.

Chow's other films as director-star - like "The God of Cookery," "King of Comedy" and "Shaolin Soccer" - have all been fairytales of sorts, centred on comic-melancholic wannabes who finally realise their dreams. "Kung Fu Hustle" is the same: set in a vague pre-PRC China, the movie centres on a punk-with-attitude (Chow) who wants to join the all-powerful Axe Gang but ends up taking the side of some poor people and morphing into a super-hero.

(Sounds a little like "Arahan"? Well, it is. And "Arahan" is better and more entertaining on every level.)

Early in the film, however, it becomes clear that Chow is tired of playing just the clown. With none of his patented moleitau (nonsense) and double-take comedy, the film has an underlying seriousness that's especially unsettling in its portrayal of violence - here, cartoony but humourless.

One can understand Chow wanting to try something new after more than a decade. At first it looks like he's going for a longer-fused style of humour, or one based on traditional Cantonese theatre (which the central tenement-building set, with its assortment of characters, evokes). But when the punchlines don't come and the characters don't engage you emotionally, you suddenly realise this new emperor has very few clothes.

Apart from the onslaught of visual effects. "Kung Fu Hustle" is so loaded with CGI it's a wonder it wasn't made as a cartoon instead; "Shaolin Soccer" also used plenty, but as an adjunct to, not a replacement for, characterisation. And the "Matrix"-like action choreography by Yuen Wo-ping (who took over when Sammo Hung quit after six weeks) is repetitive and unimaginative.

Hong Kong needs more box-office super-hits like "Shaolin Soccer" to maintain confidence. And at a time when the "older" generation of Hong Kong stars, like Jackie Chan and Chow Yun-fat, are losing their audience, and others (Anita Mui, Leslie Cheung) have passed away and not been replaced, it also needs people like Stephen Chow. I bow to no one in my admiration for him as a major dramatic comedian. Several years ago, when artistic director of the Udine Far East Film Festival, I programmed a small retrospective of his films, which he graciously attended. Chow is one of the few Hong Kong stars who still shows a continuity to the past and has the clout to maintain the industry's international profile.

If "Kung Fu Hustle" does under-perform, the industry as a whole, not just Chow, will be the loser.ends By DEREK E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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