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문화의 여러 빛깔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아마 단순한 공연 소개 프로그램이었다면 굳이 저를 택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봐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잘 알려진 배우 오지혜(사진)씨가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 오는 31일 첫 전파를 타는 에이엠 및 표준에프엠(95.9Mhz) <오지혜의 문화 속으로>가 그가 맡게 될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10분부터 50분 동안 방송된다.
제목대로 연극과 영화,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을 다루게 된다. “굳이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짓고 어느 쪽에만 틀어박힐 생각은 없어요. 문화라는 게 가방끈 긴 사람들만 이해하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연극도 어려운 말 많고 난해한 게 좋은 게 아니듯이 말이예요. 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화법으로 쉽고도 재미난 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렇다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또 하나의 그렇고 그런 단순 정보 프로그램을 보태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좀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해요.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주 토요일 열리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화제’ 같은 행사도 많이 소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오지혜의 문화 속으로>를 기획한 홍동식 문화방송 라디오 제1책임피디는 “오지혜씨의 서민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이미지가 프로그램과 딱 들어맞는다고 봤다”며 “오지혜씨 색깔에 맞춰나갈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라디오 진행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교통방송 <오지혜의 여행스케치>라는 주말 교통정보 프로그램을 1년 동안 맡은 적이 있고, 최근엔 두달째 교육방송 에프엠의 <만나고 싶었습니다>(오후 1시40분)란 20분짜리 일일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통방송에선 교통이 주인공이었고, <만나고 싶었습니다>는 음악과 음향 등은 전혀 없이 대담만 하는 프로그램이예요. 이번엔 저도 뭔가 알고 할 말도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니 제대로 궁합이 맞는 것 같네요.”
최근 영화 <안녕 형아>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출연 등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진행 제의를 받곤 별 고민없이 덜컥 받아들였다고 한다. “라디오를 좋아해요. 매력 있잖아요. 집에서도 아이는 텔레비전으로 유아 프로그램 보는 동안 저는 살림하면서 라디오 들어요.” 그는 “26일 첫 녹음인데, 벌써부터 설렌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