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베이징] 홍콩영화가 대륙인의 가슴에 들어왔다
2004-10-23
글 : 이홍대 (베이징 통신원)
중국 극장가 가을흥행… <뉴 폴리스…> 선두

10월 초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동안의 흥행 집계 결과가 요즘 중국의 각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9월 말부터 시작된 올해 흥행전은 전혀 다른 성격의 홍콩영화 두편이 각축을 벌이며 대륙 관객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했다. 9월 말 개봉하여 국경절 기간까지 총 4300만인민폐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성룡의 <뉴 폴리스 스토리>(사진)는 모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성룡의 액션연기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진지한 눈물연기에 힘입었는지 이번 흥행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뉴 폴리스 스토리>가 세운 흥행기록은 중국에서 개봉한 홍콩영화로는 최고의 성적이다.

비교적 조용히 개봉했던 <뉴 폴리스 스토리>와는 달리 상하이와 베이징 등지에서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왕페이, 유가령, 장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시사회를 가지며 성황리에 개봉한 도 상영 10일 만에 3천만인민폐의 흥행성적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관객 중 처음으로 왕가위의 신작을 대면한 중국 관객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이제는 <아비정전> <화양연화>를 기억하는 관객이 많지 않아서일까,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관객이 속출하고 있다고 이곳 매체들은 보도하고 있다. 심지어 한 영화 관련 매체에서는 ‘을 이해하십니까?’라는 내용의 여론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관객의 거부반응과는 달리 현지 각 영화지 평론가들의 반응은 왕가위의 변함없는 작품 성향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신작 <세계>에 대해 많은 외국 기자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는 지아장커 감독은 “한 영화에 대한 이해와 몰이해는 전적으로 관객의 문제이지, 감독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간단하고 명료한 을 이해 못한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은 <화양연화>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두 홍콩영화의 성공적인 대륙 상륙에 이어 또 한편의 홍콩영화가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지난 10월12일 유덕화, 정수문 등 주연 출연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두기봉 감독의 신작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의 베이징 시사회장은 의 시사회장 못지않은 관객의 열기로 가득 찼다.

유덕화, 정수문, 두기봉의 ‘황금조합’이라 일컬어지는 세 사람의 마지막 의기투합이 될 것이라는 <예스터데이…>는 <고남과녀> <수신남녀>에 이은 두기봉의 ‘남녀관계 삼부작’ 최종편이다. 각각 물건 훔치는 일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부부 사이였던 두 남녀 캐릭터가 이혼 뒤 희대미문의 보물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시 부딪치고 결국 사랑을 되찾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스터데이…>는 개봉 첫주 1천만인민폐의 흥행 성적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들 홍콩영화들은 모두 중국 성우들의 더빙판으로 상영되고 있어 진정한 홍콩영화를 즐기려는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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