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명필름의 <안녕, 형아>, 인터넷을 통한 익명조합원 모집으로 제작비 충당 계획
2004-11-12
글 : 고일권
인터넷 펀드, 새로운 방식으로 물꼬트나

인터넷 펀드가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계 제작비 조달에 물꼬를 터줄까. <해피 엔드>, <바람난 가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인터넷 펀드)해 일정부분 수익을 분배했던 명필름이 ‘인터넷을 통한 익명조합원 모집’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현재 촬영이 진행중인 <안녕, 형아>(감독 임태형, 주연 박지빈 배종옥 박원상)의 제작비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명필름이 익명조합원 모집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이유에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명필름은 애초 <바람난 가족>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난 9월 <안녕, 형아>의 제작비 전액을 인터넷 펀드로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었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새로 도입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내세워 이런 모집이 불법이라고 명필름에 통고했다. 금융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를 받을 땐 일정자격 이상의 금융기관을 끼고 해야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취지였다. 뜻하지 않은 통보를 받은 명필름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한 제작비 조달을 고심해왔고 투자자모집 방법에 관한 법률자문과 내부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익명조합의 형태로 투자자 모집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상법상 ‘익명조합’이란 공동기업 경영형태의 하나를 말한다. 명필름의 경우를 보면 영업자금을 출자하는 투자자들이 ‘익명조합원’이 되고, 실제 사업수행을 담당하는 명필름이 ‘영업자’가 되어 익명조합 결성후 출자된 자금을 영화 제작에 사용한 뒤 그에 따른 수익을 익명조합원과 영업자간에 분배하는 것이다. 명필름은 “조합원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제작, 개봉에 따른 현황파악을 위한 프로덕션/개봉리포트의 발송,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서면 이의 제기 및 시정조치 요구, 영업자인 명필름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명필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 명필름의 손해배상책임 및 조합원들의 계약해지권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명필름은 “‘익명조합’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기존의 의도였던 ‘관객수에 따른 수익배분’과 ‘투자자혜택’의 원칙을 동일하게 적용시켜 익명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즉 제작비 100%(19억 5천만원)를 익명조합 형태로 모집하고, 전국관객 120만(BEP)초과시 초과 1인당 1구좌 0.6원의 수익배분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익명조합원의 손실분담비율에 관해 손실부담의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사업수행의 결과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각 익명조합원은 출자금액의 20% 한도에서만 손실을 부담하는 것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였다.

명필름은 오는 23일(화) 오전 10시부터 24일(수)까지 이틀에 걸쳐 MK버팔로 홈페이지 내의 투자자모집 섹션(http://www.mkbuffalo.com/investment)에서 인터넷상으로 익명조합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1인 1구좌(100만원)부터 10구좌(1000만원)까지 출자가 가능하며 선착순 마감. 명필름의 이번 ‘익명조합 투자형태’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러한 투자형태가 성공을 거둬 선례로 남게 되면 ‘익명조합 투자형태’가 충무로의 새로운 제작비 조달방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화사들에게 대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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