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감독의 복귀작 가 국내영화로는 최초로 일본에서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를 가졌다. 일본의 메이저 도에이 영화사는 이 영화의 전체 투자 중 50%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9일 도쿄 긴자에 위치한 도에이의 마루노우치극장에서 개최된 시사회에는 주연배우인 김정훈, 이재은, 정채경 등이 참석했다. 사회자인 이시모토 레이코는 “재일동포였던 아버지가 떠올랐고 매우 감명적”이라고 영화의 결말에 대한 힌트를 던지기도 했다. 이 감독은 “남북이 하나가 되자는 테마의 영화를 한국, 일본, 조총련계가 함께 모여 감상한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덧붙여 “DMZ는 전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데 안 일어나고 평화로운 것 같으면서도 평화롭지 않은 독특한 공간”이라고 관객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야쿠자 영화의 악역을 자주 맡았던 배우 마쓰다카 히로시와 기타노 다케시의 <그 남자 흉포하다>에 출연했던 재일동포 배우 백룡 같은 현지 영화인들도 500여명의 관객 속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시나리오 작업이 마무리된 이 감독의 차기작 <뒤돌아보지 않는다>에 두 사람은 출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배우 김정훈은 “한류 열풍의 주역인 욘사마처럼 되고 싶다. 이미 훈짱이라는 애칭이 있다”고 일본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 감독의 소설 <일등병의 오딧세이>를 원작으로 삼았고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공개된 는 11월26일 청어람 배급으로 국내에서 개봉된다. 이후 2005년 4∼5월경에 도에이를 통해 일본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도에이 슈헤이 구사나기 전무는 “영화의 힘은 배우가 아니라 내용에 의해 좌우된다”라는 신념을 내비치며 한국에서의 흥행 성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