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최인호 원작 <해신>, 50부 퓨전사극 24일 첫 방송
2004-11-24
글 : 손원제 (기자 한겨레 여론매체부)
“미래인 장보고…피끓는 영웅담”

“원작은 여기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정통 사극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영웅담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 흔적이 많이 느껴져 흐뭇하게 생각한다.”

24일 첫회가 방송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의 새 수목드라마 〈해신〉(밤 9시55분)을 두고, 동명 원작 소설의 작가 최인호(59)씨(아래 인물사진, 우측은 <해신>의 중국촬영현장)는 약간의 아쉬움 속에 큰 기대를 담았다. 〈해신〉은 150억여원의 제작비를 들여 1200여년 전 신라·당·왜 3국을 넘나들며 거대한 해상제국을 건설했던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다.

‘퓨전 사극’을 표방한 만큼, 도입부 극적 흥미를 창출하기 위해 원작에는 없는 설정들을 많이 담았다. 장보고가 노예로 중국에 끌려가 검투사가 된다거나, 해적 상단과 라이벌 관계에 놓이며 사랑하는 여인과 이별의 아픔을 겪는다든가 하는 식이다. 최씨는 “원작은 자료에 충실해야 하니, 장보고가 당으로 건너가기까지 유년기와 청년기 모습은 많이 담지 못했다”며 “원작은 이미 출가외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영웅담을 만들어내려 한 제작진의 노력에 대해선 아낌없는 찬사를 보탰다. 초반 5회 분량의 촬영물이 압축공개된 지난 18일 시사회 직후 그는 “가슴이 뛰고 조마조마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드라마는 초반부 둔황 사막지대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전투와 원형 격투장 안에서 벌어지는 검투 장면 등을 고화질(에이치디) 화면 에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올해 초 피디와 10번 정도 만나 얘기를 나눴다. 피가 끓는 역사드라마를 보고 싶다고 했다. 어차피 1200년 전 역사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사를 통해 살아가는 의욕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는 “요즘 역사 드라마가 너무 정형화돼 있다”며 “옛날 얘기가 아니라 오늘 얘기라는 현실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왜 지금 장보고라야 되는가. 서기 800년대 장보고는 이미 3국을 넘나드는 세계인이자 미래인이었다. 그는 또 패자부활전을 거쳐 이긴 사람이다. 암살 뒤 이렇게 부활한 사람이 우리 역사엔 없었다.” 그는 “우리 역사가 육지사관 중심인데, 바다에서 신화를 일군 영웅의 이야기로 젊은이들에게 드라마틱한 공간을 마련해준다면 감동이 클 것”이라며 “긴장감이 50부 내내 동일하게 유지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했다.

〈해신〉에선 최수종이 장보고로, 채시라가 장보고의 경쟁자 자미부인으로 나오며, 수애가 비련의 연인 역을 맡았다. 송일국은 젊은 시절 친구였다 나중에 장보고를 암살하는 염장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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