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한 듯 보인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제작 초기에 미 텍사스 출신의 여배우 르네 젤위거가 영국의 싱글 여성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로 일었던 논란은 이미 첫편에서 르네 젤위거가 선보인 뛰어난 연기 덕에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그녀의 국적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영국 영화계에서 현재, 르네 젤위거 같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대서양 양쪽을 오가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여배우는 누구일까?
대중적인 면에서는 키라 나이틀리 같은 배우에게 뒤지지만, 탁월한 연기력 면에서는 누구보다 주목받고 있는 배우가 사만사 모튼이다. 사만사 모튼은 1999년 우디 앨런의 <스윗 앤 로다운>, 같은 해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지저스 선>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을 비롯해, 2002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톰 크루즈와 함께 출연한 바 있다.
그녀가 타이틀롤인 모븐 켈러로 출연하는 린 램지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모번 켈러>는 영국 영화계에 그녀가 어떤 연기력을 갖고 있는 배우인가를 보여준 영화다. 사만사 모튼의 연기는 대사를 통하지 않고도,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얼굴과 몸만으로도 모든 미묘한 감정들을 그대로 전달해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77년생인 그녀는, 영국 노팅엄 출신으로, 여러 입양가정을 거치며 자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열세살부터 TV에 출연하기 시작한 모튼은, 1997년에는 제인 오스틴 원작의 TV드라마 <엠마>, 그리고 또 다른 TV드라마 <제인 에어>에 제인 에어로 출연하기도 했다.
사만사 모튼은 11월27일 개봉하는 영국영화 <인듀어링 러브>(Endurng Love)에도 출연하고 있다. <인듀어링 러브>는 이안 멕이완의 동명 인기소설을 <노팅힐> <마더>의 감독인 로저 미첼이 영화화한 것. 이 영화는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을 함께 겪게 된 사람들의 얽혀가는 관계에 대한 심리스릴러다. 사만사 모튼은 조니 뎁과 함께 영국의 17세기 시대극인 <리버틴>(The Libertine)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뉴질랜드에서 <리버 퀸>(River Queen)을 촬영 중이다. 뉴질랜드의 사나운 날씨로 인해 모튼은 독감으로 한달 동안 병원 신세를 졌으며 그 때문에 영화 촬영이 지연되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