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발견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야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김치는 내 입맛에 맞는데다가 감성적인 면에서 내가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음식이죠.” 4개월 전 재미교포 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스타배우 니콜라스 케이지(40)가 새영화 〈내셔널 트레저〉(12월31일 개봉) 홍보를 위해 내한했다. 지난 10일 아내 재미교포 앨리스 김과 서울에 온 케이지는 13일 신라호텔에 열린 기자회견에 제작자 제리 브루크하이머, 감독 존 터틀바웁, 동료 배우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와 함께 참석했다.
미국 건국의 주인공들이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보물을 찾아헤매는 이야기를 그린 〈내셔널 트레저〉는 11월 미국 개봉 뒤 3주 동안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이 영화에서 케이지는 3대 째 보물을 찾는 사냥꾼 역을 연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보다 아직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한국여성과의 결혼생활에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방한으로 처음 처갓집도 방문한 그는 “아내 뿐 아니라 처갓집 식구들과 한국 사람들 모두가 매우 세련되고 근사하며 전통을 존중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은 이제 나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고향같은 곳이기 때문에 자주 오고 싶다”고 새신랑의 ‘아부성’ 발언도 끊임없이 쏟아냈다.
한국영화 가운데 〈올드보이〉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금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2년 전 내가 감독했던 영화 〈써니〉와 일맥상통하는 주제를 발견했으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면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성(cage)이 ‘감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십여년 간 감금됐던 인물 오대수 역을 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같다는 농담을 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24년간 서로 알고 지냈다는 감독 존 터틀발웁은 처음 케이지를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전학생으로 학교에 온 그는 파진 티셔츠 속에 가슴털과 근육이 보이는 멋진 남자여서 이제 여학생은 다 뺏겼구나 하는 절망감이 나를 배우가 아니라 감독의 길로 안내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