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세 젊은이의 사랑과 야망, <슬픈 연가>
2005-01-06
글 : 피소현 (<스카이라이프> 기자)
김희선·권상우·연정훈 주연의 <슬픈 연가> 1월5일 첫 방영

MBC 수·목 밤 9시55분

방영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여느 인기드라마 못지않게 벌써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슬픈 연가>가 1월5일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고현정이 10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봄날>, 이효리가 주인공을 맡으면서 관심을 모은 <세잎 클로버> 등 2005년 초반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대작들이 줄지어 있는 가운데 <슬픈 연가>가 첫 번째 타자로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사실 <슬픈 연가>는 김희선, 권상우, 송승헌 등 한류 스타들을 나란히 출연시키면서 호화 캐스팅만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등 동남아 각국에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슬픈 연가>의 가장 큰 화젯거리는 병역 비리로 인한 송승헌의 도중하차였다. ‘송승헌 카드’를 놓칠 수 없었던 제작사는 드라마 출연 뒤 입대한다는 조건으로 비난여론을 잠재우려 했고,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슬픈 연가>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한류 열풍을 위해서는 송승헌의 출연이 필수적이라며 군 입대를 연기해달라는 탄원서를 병무청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병무청의 강경한 입장으로 결국 송승헌은 <슬픈 연가>에 출연하지 못하고 군에 입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사전전작’을 계획했던 제작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송승헌이 맡았던 역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연정훈에게 돌아가면서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슬픈 연가>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배우들을 둘러싼 이슈와 미국 현지 촬영, 76억원이라는 거대한 제작비 등으로 화제를 모은 <슬픈 연가>의 실체는 어떤 모습일까? <슬픈 연가>는 동두천과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세 젊은이의 사랑과 야망, 좌절과 성공담을 담아낸다. 김희선이 시각장애인 가수 혜인 역을, 권상우가 천재 프로듀서 준영 역을, 연정훈이 음반제작자 건우 역을 맡았다. 혜인은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돌보는 이모를 위로하는 사려깊고 총명한 성격의 소유자다. 밤무대 가수인 엄마의 피를 이어받아 뛰어난 음감과 미성을 갖고 있으며, 상처투성이 준영의 여린 내면을 감싸주며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만 가슴 아픈 이별을 한다. 동두천 ‘양색시’를 어머니로 둔 준영은 기지촌에서 술집 아가씨들의 귀여움을 받고, 밴드 아저씨들로부터 기타를 배우며 자란다. 여린 감수성에 거친 남성적 기질까지 갖춘 그는 어릴 적 만난 혜인과의 첫사랑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산다. 반면 건우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재벌 2세. 다혈질에 자기중심적인 성격이지만 혜인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뜬다. 미국에서 준영과 건우가 친한 친구임을 알게 된 혜인은 갈등을 겪게 된다.

<슬픈 연가> 성공의 열쇠는 배우들이 명성에 걸맞은 몫을 해주느냐에 달려 있다. 김희선과 권상우는 한층 연기가 깊어졌다는 것이 중평. “목숨을 걸고 하겠다”고 각오를 밝힐 정도로 이번 작품에 기대가 큰 김희선은 처음 맡은 시각장애인 가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연습에 여념이 없다고 전해지고 있다. 물론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연정훈. 송승헌이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이미 공개된 만큼 아무래도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연정훈은 “뮤직비디오에서 승헌 형이 보여준 이미지가 워낙 강한 만큼 시청자도 그런 이미지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걱정하면서도 “카리스마 있고 강한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드라마에서는 내 색깔의 건우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연정훈에 대해 조금은 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제작진은 한회 한회 촬영을 거듭할수록 연정훈의 뛰어난 연기력에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슬픈 연가>는 단순히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문화상품으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슬픈 연가>는 이미 일본 드라마 판권 수입업체인 코판과 48억원에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 이는 역대 드라마 수출 최고가이며 드라마 방영 전 사전판매 액수로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현재 일본뿐 아니라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만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국내 최대 만화 출판사 대원씨아이에 의해 총 5권으로 제작될 만화 <슬픈 연가>는 온라인으로 공개된 뒤 단행본으로도 출시된다. 국내에서 20만부 이상, 해외에서 100만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말 2만6천평 규모의 거대 쇼핑몰로 완공예정인 서울 창동 민자역사에는 500평 규모의 <슬픈 연가> 테마몰이 들어선다. 뉴욕, 군산, 부안 등지에서 촬영한 세트장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출연진 전시실, 드라마 관련 DVD 및 CD 판매장이 마련될 이 테마몰 또한 문화상품으로의 <슬픈 연가>의 가치를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슬픈 연가>가 흥행에서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수목드라마인 <슬픈 연가>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해신> <유리화>와 맞붙게 된다. 해외 촬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세 드라마는 그만큼 방송사가 사활을 걸고 내놓은 대작들. 김하늘, 이동건을 내세운 <유리화>는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해신>은 회를 거듭할수록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작인 <12월의 열대야>가 그닥 좋지 않은 시청률로 종영한 만큼 <슬픈 연가>가 두 드라마의 시청자를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2004년에 <대장금> <불새> 외에는 이렇다 할 화제작을 내놓지 못했던 MBC가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도 <슬픈 연가>가 얼마만큼 역할을 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슬픈 연가>의 조연들

홍석천부터 MC몽까지 눈에 튀는 조연들

<슬픈 연가>에는 세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주인공들 외에도 눈여겨볼 조연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김연주(차화정 역) | 화정은 발칙한 성격의 말괄량이로 멋진 댄서가 되는 게 꿈이다. 준영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애태우던 화정은 혜인에게 준영의 옆자리를 빼앗기자 혜인을 괴롭혀보기도 하지만 결국 혜인과 친구가 된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진주 목걸이>를 통해 얼굴을 알린 김연주는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만큼 기대와 걱정이 함께 든다고 밝혔다.

MC몽(장진표 역) | 진표는 음악을 좋아하고 의리파인 청년이다. 건우와 친구이며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준영과도 친해져 두 주인공이 친구가 되도록 다리를 놓는다. <논스톱4>에서 연기에 대한 ‘끼’를 보여준 바 있는 MC몽은 처음 도전하는 정극이라 부담은 되지만 가수는 연기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현우 | 이현우는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음악적 소양과 천부적인 재능을 겸한 준영에게 제대로 된 음악을 가르쳐주는 스승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환경 때문에 방황하는 준영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정신적인 지주이자 후원자 역할을 하는 인물. 초반 6회 정도 출연할 예정이다.

홍석천(찰리 역) | <완전한 사랑>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홍석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턱수염을 길러 예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홍석천은 오랜만의 연기라 긴장된다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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