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국내 박스오피스 실적이 공개됐다. 가장 많은 흥행수익을 남긴 스튜디오는 총 13억1천만달러의 실적으로 할리우드 사상 세 번째 높은 미국 내 흥행 총수익 기록을 남긴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는 12억1천만달러, 브에나비스타는 11억6천만달러의 성적으로 소니의 뒤를 따랐고, 드림웍스, 유니버설, 이십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뉴라인 등이 9억달러선의 흥행성적을 차례로 공개했다. 소니의 2004년을 행복하게 만든 1등 공신은 <스파이더 맨2>. 총 3억7340만달러를 벌어들여 소니픽처스 한해 총수익의 약 30%를 차지한 이 영화는 개봉주 수익만 1억1580만달러로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 로맨틱코미디 <첫키스만 50번째>, <주온>의 리메이크작인 <그루지>가 각각 1억2천만달러와 1억1천만달러의 흥행수익을 남겨 소니에 보탬이 됐다. 워너에서는 믿음직한 프랜차이즈 <해리 포터> 3편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2억4940만달러를 벌어들인 데 이어 <폴라 익스프레스>(1억5510만달러), <트로이>(1억3320만달러), <오션스 트웰브>(1억700만달러) 등이 효자 구실을 했으며, 2004년의 실적을 포함해 지난 11년간 9번의 흥행 총수익 10억달러 달성을 이룬 브에나비스타는 <인크레더블> <내셔널 트레져> <빌리지> 등이 각각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임으로써 <레이디 킬러>와 <킹 아더>의 부진을 만회하게 됐다. 9억2570만달러의 미국 내 흥행 총수익을 낸 드림웍스는 <슈렉2>(4억3650만달러), <샤크>(1억6080만달러), <콜래트럴>(1억10만달러)에 힘입어 1997년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남겼고, 유니버설의 흥행 톱 리스트는 <본 슈프리머시>(1억7600만달러)와 <반헬싱>(1억2천만달러) 등이 차지했다.
이같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실적을 상위 5위까지의 시장점유율로 보면 소니 14.2%, 워너 13.1%, 브에나비스타 12.5%, 드림웍스 10%, 유니버설 9.81% 등이다. 다섯개의 메이저사가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지난해 미국 내 배급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뉴마켓필름스와 라이온스게이트 같은 독립배급사들의 약진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리포터>는 멜 깁슨의 논쟁적 종교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3억7천만달러)와 마이클 무어의 정치적 다큐멘터리 <화씨 9/11>(1억1910만달러)이 없었다면 두 배급사가 스튜디오별 실적 순위에서 10위 안에 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