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산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총 64편의 영화가 제작된 홍콩에서 올해는 그보다 25% 정도 감소한 40여편의 영화가 제작될 것이라고 <버라이어티>가 최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홍콩영화의 제작편수를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은 중국에서 유입되는 해적판, 인터넷상의 불법다운로드, 가정용 비디오 불법 대여 등의 문제. 특히 대여점 판매전용 비디오테이프보다 가격이 저렴한 가정용 테이프를 구매해 대여하는 비디오 대여점들이나 비상업적 목적으로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받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 홍콩법상으로 어떤 법적 규제도 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홍콩영화산업협회장 우디 텅은 “불법다운로드로 인해 홍콩 내 박스오피스 수익이 50%는 감소된다고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20여명 내외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저작권의 법적 보호를 요구하는 공식 문서를 정부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것이 홍콩 영화산업을 일으키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투자자본의 회수 이익은 감소하고, 편당 제작예산과 제작기간이 박해지면서 질낮은 영화들이 양산되는 현실은 침체의 악순환을 더하고 있을 뿐이라고 <버라이어티>는 분석하고 있다.
홍콩 영화계가 찾고 있는 또 다른 비상구는 해외합작 블록버스터 제작과 중국시장의 공략이다. 제작사들은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흥행 가능성 높은 블록버스터 제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홍콩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8일째 480만달러의 입장 수입을 거둔 <쿵푸 허슬>(사진)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포르티시모 필름스의 바우터 바렌트레트 공동사장은 “중국 없이는 홍콩의 미래도 이야기할 수 없다”며 중국시장의 개방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그러나 중국 내의 열악한 배급 인프라, 까다로운 검열제도 등은 단기간에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님을 <버라이어티>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