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독립영화관] 니키타 미할코프의 <우르가>
2005-01-20
글 :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KBS1 1월14일(금) 밤 12시55분

광활한 몽골의 대초원에 살고 있는 유목민 곰보. 가족과 함께 외로이 살고 있는 그에게 러시아인 세르게이가 우연히 찾아온다. 세르게이는 시체를 초원에 버리는 몽골의 풍습에 놀라고, 손님 접대를 위해 양을 잡는 모습에 질끈 눈을 감고 등을 돌린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을 풀어헤치고, 화해에 이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자연과 문명의 충돌 속에서도 변화에 적응하는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몽골에서 ‘우르가’는 동물을 잡는 올가미이지만, 때론 남녀가 정사를 나누는 표식이 되기도 한다. 곰보는 피임을 위해 콘돔을 사오라는 아내의 요구를 무시한다. 대신 TV를 사와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만, 아이를 더 낳고 싶은 다산의 욕구를 억누르지는 못한다. 몽골의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인간냄새 나는 이야기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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