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 접근 독립제작 1호 <접속> (1997) 본예고편
<접속>은 예고편이 조감독의 손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완성된 첫번째 영화다. <접속>의 제작사 명필름은 당시 홍보사를 운영하던 황우현 튜브픽처스 대표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이전의 예고편들이 엔지컷을 줄거리 순으로 짜집기하는 수준이었던 데 비해 황 대표는 오케이 컷을 다 받아서 '러버스 컨첼토'라는 삽입곡에 맞춰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완성했다. 줄거리 축약이 아닌 감성적 접근이라는 점에서도 <접속> 예고편은 최초의 시도로 꼽힌다.
CF 감독이 만든 연출제작 1호 <시월애>(2000) 티저 예고편
최초의 연출제작 예고편. 당시 TTL광고로 화제를 일으켰던 박명천 감독이 만들었다. <시월애> 예고편은 전지현 편과 이정재 편 두 버전으로 찍었다. 전지현 편에서 아무런 대사나 자막없이 전지현이 1분 동안 오로지 우는 모습을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파격적 이미지 활용으로 마케팅 팀이 고개를 갸우뚱거렸을 정도. 그러나 많은 극장들이 본예고편 대신 이 티저 예고편을 계속 틀 것을 요청해 본 예고편은 아예 제작되지도 않았다.
강렬한 사진을 주메뉴로 올려 <해안선>(2002) 티저 예고편
예고편의 ‘밑반찬’ 같던 스틸 컷을 주메뉴로 올린 예고편. 워낙 저예산이라 예고편 제작비용도 적었고 화면이 어두워 활용할 영상을 찾기 힘들자 제작사 모팩은 주인공 장동건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살아있는 사진으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공식 스틸이 아니라 장동건의 영화 촬영 전 훈련과정에서 길어올린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주로 사용했다. 대사나 자막없이 장영규씨가 예고편을 위해 작곡한 음악만으로 정지된 화면의 힘을 끌어갔다.
영화와 다른 분위기 패러디 전형 <...홍반장>(2004) 티저 예고편
전형적인 패러디 형식으로 만든 예고편으로 픽셀이 제작했다. 화면이 열리면 외화의 스컬리와 멀더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계인 형상, 안개 낀 도심의 뒷골목 등이 이어지며 성우들은 홍반장의 배경에 관해 마치 수사단서처럼 대화를 나눈다. 마지막에서 두 주인공의 모습을 잠깐 비추며 로맨틱코미디라는 영화의 ‘정체’를 슬쩍 흘린다. <...홍반장> 예고편은 영화와 전혀 다른 분위기와 장르적 구성으로 시선을 모은 예고편의 좋은 사례다.
시사회 거친 뛰어난 사운드 자랑 <태극기 휘날리며> (2004) 본예고편
<태극기 휘날리며> 본예고편은 예고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운드를 자랑한다. 보통 작업실에서 믹싱을 마친 뒤 제작자의 ‘도장’을 받는 보통의 예고편과 달리 완성된 예고편을 극장에서 스탭 시사한 뒤 사운드를 보완해 프린트를 새로 뜨는 작업을 세번이나 거쳤다. 남화정 감독이 제작했으며 제작 기간도 다른 예고편의 곱절에 해당하는 두달이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