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美감독조합 감독상 수상
2005-02-01
글 : 윤효진
마틴 스코시즈 또 수상실패

1월29일 열린 미국영화감독조합 시상식(DGA)에서 노장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74)가 감독상을 차지했다. 감동적인 복싱 드라마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연출하고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한 이스트우드는 “너무 놀랍다. 정말 기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라며 함께 출연한 힐러리 스왱크와 모건 프리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상은 동료감독들이 주는 상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수상 결과는, 이스트우드가 <에비에이터>의 마틴 스코시즈(62)를 제쳤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 발표 전까지는 스코시즈가 기립박수로 환영받아 마치 주인공인 듯한 분위기였다고. 그러니 더더욱 수상결과가 극적인 반전으로 여겨질 만도 하다. 마틴 스코시즈는 1976년 <택시 드라이버> 이후 DGA에 6번이나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했고, 아카데미 감독상과도 지독하게 인연이 닿지 않아 4차례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에 실패했다. 반면에 이스트우드는 <용서받지 못한 자>로 93년도 DGA와 아카데미 감독상을 한꺼번에 거머쥔 바 있다.

다가오는 아카데미시상식(2월27일)에서도 두 노장감독의 접전이 예상된다. 감독상만 놓고 본다면 이스트우드가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스카의 중요한 지표인 DGA 결과가 오스카 결과와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DGA 감독상 수상자 56명 중 단 6명만 오스카 감독상 수상에 실패했고 최근 수상자 5명 중 2명이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에비에이터>는 오스카 11개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고, 지난 주 미국영화제작자조합이 수여하는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으므로 만만치 않은 상대임이 틀림없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올해 각종 시상식 출품자격을 막바지에 극적으로 얻었다.(2005년에 열리는 영화상시상식은 모두 2004년 12월31일 이전에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2004년 초여름이 지나서야 촬영에 들어간 터라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도 2005년에나 개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을쯤 이스트우드가 촬영분을 경영진에게 보여주자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배급사는 부랴부랴 오스카를 겨냥해 2004년 12월15일에 전격 개봉하게 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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