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촬영감독 김동은
2005-02-03
글 : 박혜명
카메라 통해 배우와 동화되는 것이 좋다

2월3일 개봉하는 영화 <B형 남자친구>의 촬영감독 김동은(34)은 독립영화쪽에 돋보이는 커리어를 가졌다. 그가 참여한 <비둘기> <호흡법, 제2장> <빵과 우유> <세라진> 등은 국내외에서 두루 호평받고 회자돼온 단편들. 그의 촬영은 영화마다 다른 색조, 움직임, 결을 가졌지만 공통적으론 이야기의 깊은 본심을 이해하는 동반자의 눈길을 닮았다. 옴니버스 단편 <여섯개의 시선>에서 박진표 감독의 <신비한 영어나라>, 영화아카데미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이공>에서 허진호 감독의 단편 <따로 또 같이>는 충무로 기성감독과 작업한 단편들. 로맨틱코미디 <B형 남자친구>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전공을 알려달라.

=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고, 영화아카데미를 거쳐 영상원 전문사 촬영을 전공했다.

-촬영감독을 결심한 계기는.

=제대 뒤 사진에 심취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찍는 일이 재미있어졌다. 그 이후 학교에서 친구들 작품을 촬영해주며 이 길이 맞다 싶어서 전공하게 됐다. 정말 촬영을 해야겠다 생각한 건, 지금 충무로에서 데뷔를 준비하는 이규만 감독의 <절망 Ms. AVE>를 했을 때다. 그걸로 한국방송카메라맨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영상대전 때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바람에 재능이 있구나, 생각하고 그뒤로 단편을 많이 했다.

-감독들과는 어떤 식으로 작업하나.

=영화를 찍을 때마다 시간을 통으로 비우고 감독과 합숙을 한다. 그러면서 영화 외적인 얘기를 많이 나눈다. 감독이 이 영화를 왜 찍고 싶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그러다보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놓는 편이다. 열개 정도 아이디어를 주면 그중에서 한개를 건져도 좋고 안 건져도 좋으니까 그건 감독님이 선택을 하시라,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감독이나 영화, 촬영감독이 있나.

=<이공> 프로젝트 작업할 때까지만 해도 난, 임팩트가 강한 영화, 촬영이 돋보이는 영화가 내 머릿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허진호 감독과 작업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허물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배우의 감정을 카메라를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만들더라. 좋은 경험이었다. 감정이 동화되는 느낌. 좋아하는 촬영감독은 스승이기도 한 김형구 촬영감독. 많이 따르려고 한다.

-어떻게 <B형 남자친구>에 참여하게 됐나.

=시나리오를 몇개를 받았는데, 가장 빨리 진행이 됐다. 장편 데뷔를 하고 나면 내가 같이 일하고 싶은 감독들이 있다. 단편을 같이 했던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하고 충무로 시스템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으려면 나라도 먼저 경험을 쌓아놓아야 할 것 같았다.

-어떤 방식으로 대상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이 되고 싶나.

=내가 앞으로 갈 길은 멀고도 험난할 거 같다. 아직 할 것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단편할 때도 그랬지만 뭘 하고 싶다는 걸 벌써부터 고착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장르건 이야기건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사진제공 (주)시네마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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