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거울 속으로>), 김종관(<폴라로이드 작동법>), 민동현(<외계의 제19호 계획>). 세명의 젊은 감독들이 이야기하는 ‘광복’은 어떤 모습일까. 독립영화배급사 인디스토리가 이들과 함께 ‘광복 60년’을 주제로 옴니버스영화를 제작한다. 다소 무겁고 거창하게 느껴지는 주제에 대해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는, “KBS가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방송에 어울리는 의미있는 주제가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광복’이었다. 키에슬로프스키의 ‘세 가지색’ 연작을 보더라도, 거대한 주제를 사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세 감독은 광복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각각 화해, 자유, 그리고 희망으로 표현할 예정. 이전까지의 발랄하고 코믹한 자신의 작품과 달리 “사람들의 가슴에 물길을 줄 수 있는 촉촉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민동현 감독은,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한·일 커플이 1박2일 동안 겪게 되는 여정”을 통해 ‘화해’의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성장영화와 멜로영화 사이에서 고민 중”인 김종관 감독은 세대간, 혹은 연인간의 구속과 ‘자유’를 다룰 예정. “사적인 이야기를 확장시켜 큰 주제를 조망하고 싶다”는 그는, 그간 순간의 감정을 영화적으로 극대화하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한편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유일한 충무로 ‘유경험자’ 김성호 감독의 작품은, “자살하려는 남녀가 자살하려는 노인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그릴 것이라는 정도가 밝혀진 상태. 각각 1천만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지는 이 영화들은 5월 완성, 6월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