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새해 첫날 ‘인생의 은막’ 내리고…원로배우 황해씨 별세
2005-02-11
글 : 임범 (대중문화평론가)
9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

원로배우 황해(본명 전홍구)씨가 9일 오후 서울 방이동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 황해씨는 97년부터 당뇨를 앓아왔으며 최근 몇년간 이틀에 한번 꼴로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아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1922년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난 황씨는 경성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극 활동을 하다가 49년 한형모 감독의 <성벽을 뚫고>로 은막에 데뷔했다. 그뒤 <쌍곡선>(1956), <나는 고발한다>(1959), <5인의 해병>(1961), <도망자>(1965), <독 짓는 늙은이>(1969), <심봤다>(1979) 등 50~70년대의 대표적인 한국영화들에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선 굵고 완고한 그 시대 한국 남자의 한 단면을 대변해왔다.

그는 <평양폭격대>(1971)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부초>(1978)로 한국연극영화예술상을 받는 등 수많은 연기상을 휩쓸었고, 2003년에는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81년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의 주연을 끝으로 시실상 영화 일선에서 물러선 그는 이후 <철인들>(1982)과 <독불장군>(1987)을 거쳐 1990년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을 마지막으로 은막에서 은퇴했다. 그의 출연작은 총 200여편에 이른다.

‘황해(黃海)’라는 예명은 그가 젊은 시절 독립운동 진영에 몸담게 되면서 알게 된 백범 김구 선생이 그에게 붙여준 것이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가족들은 그가 연기활동을 하면서도 독립운동가들의 모임에도 항상 참석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 원로 가수인 부인 백설희씨와 옥(주부), 영남(사업), 학진(사업), 영록(가수), 진영(작사가) 등 4남 1녀의 자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9시. (02)3010-2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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