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월19일(토) 밤 11시
여기,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서른살의 남자 알랭은 세상살이가 지겹다. 아내 파스칼은 더없이 그를 사랑하고 어린 딸도 사랑스럽지만 아무런 감각이 없다. 그들의 섹스 또한 의무적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비디오 게임 테스터인 알랭은 한순간 지금껏 쌓아온 모든 관계들을 파기할 것을 결심한다. 새로운 직업은 첫 번째 조건. 현재까지 자신의 삶에 부재했던 것은 바로 흙의 감각 혹은 그것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육체의 감각이 아니었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제 알랭은 포클레인 기사가 되기 위해 직업훈련센터를 다닌다.
새로운 출발의 모티브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영화는 비전문 배우들을 다수 출연시키면서 신선한 감각을 추구한다. 영화는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며, 진정한 교류에 이끌리는 또 한 남자와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삶을 바꾸려는 알랭의 의지는 ‘마누’라는 이름의 친구를 통해 진정한 변화를 겪게 된다. 단절과 소통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면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연출자 에밀 들뢰즈는 질 들뢰즈의 딸이다. 장편 데뷔작 <새로운 시작>(1999)은 에밀 들뢰즈의 새로운 영화적 화법으로 화제를 낳으며 칸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두 번째 영화 <미스터 V>(2003)는 로카르노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