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베를린 2005] 남아공영화<카르멘> 황금곰상 수상
2005-02-21
글 : 윤효진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은 여우주연상과 감독상 수상
<카르멘>

2월20일 막을 내린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황금곰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화<카르멘>에게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아프리카 관련 영화가 네 편이나 상영되었고 디이터 코슬릭 집행위원장도 “올해의 주제는 아프리카 영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상작 발표 당일 비공식 평론가 투표결과에서 총22편의 경쟁작 중 7,8위에 올랐던 <카르멘>이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것은 의외라는 것이 현지의 반응이었다. 이 작품은 신인감독 마크 돈포드 메이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차용해 만든 뮤지컬 영화로, 남아공 토착민의 언어로 만든 최초의 영화이자 황금곰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프리카 영화가 됐다. 여기에는 베를린 심사위원들이 아프리카 영화에 힘을 실어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프리카는 새로운 영화의 대륙으로 떠오르고 있다. 2월27일 시상식을 앞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도 남아공의 <예스터데이>라는 작품이 노미네이트됐을 정도다.

최우수배우에게 수여하는 은곰상은 <엄지손가락 빠는 아이>의 루 테일러 푸치와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의 율리아 엔치에게 돌아갔다. 나치 시절 반체제 대학생의 마지막 엿새를 담은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의 독일감독 마크 로드문트는 감독상도 수상했다. <패왕별희>의 촬영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구장웨이의 연출 데뷔작<공작>은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했다. 포르노뮤지컬로 관심을 모았던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은 각본상을 수상했다.

유난히 할리우드 스타들이 눈에 띄지 않았던 2005년 제55회 베를린영화제는 아무래도 뚜렷한 정치적 주제로 기억될 것 같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