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8일 이탈리아에서 첫선을 보인 <내츄럴시티>의 개봉 당일 수익이 아시아 해일 피해자들을 돕는 데 쓰인다. 이탈리아 배급을 맡은 모비막스는 <내츄럴시티>가 개봉되는 영화관에서 거둬들인 첫날의 수익 모두를 자선사업회인 ‘메디아프렌츠-온루’에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메두사 소속 극장들이 동참 의지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상업영화 배급사로는 이례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모비막스의 마케팅 담당자 마르코 델 우트리는 “아시아영화가 아시아의 어려움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탈리아 영화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영화를 하는 사람의 과제는 영화를 통해 감동을 전달하는 것인데, 이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나라를 돕는 것도 감동을 주는 일이고 감동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며, “이번 일은 대단히 중요한 뜻을 품고 있는데, 수해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3분의 1이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돕는 일은 더욱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밝혔다.
수해 사업에 발벗고 나서는 등 세간에 화제를 모았던 <내츄럴시티>가 개봉하자, 이를 본 이탈리아 영화인들은 작품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템피모데르니>의 영화평론가 디에고 알토벨리는 <내츄럴시티>에 대해 “최근의 한국영화로서 대단히 혁명적이고 야심적인 작품이다. 매력적인 세트, 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 복잡한 기술 등이 어우러진 영화”라면서, “5년 동안의 작업에서 보여지듯 한국뿐 아니라 세계시장과 관객을 겨냥하는 대단한 야심을 품은 영화”라고 평했다.
이외에 <시네마토그라포>는 <내츄럴시티>에 대해 ‘암시’ 그리고 ‘흉내내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츄럴시티>를 보고 있자면, 세 가지 영화를 섞어놓은 듯하다.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 <매트릭스>에 오우삼의 스타일이 결합돼 있다”면서 “대단한 야심이 보이는 작품이지만, 할리우드 감독들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은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했다. 이에 덧붙여 “‘영화 결말’은 많은 암시를 담고 있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도, “민병천 감독의 스타일을 관객이 얼마만큼 이해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보는 이를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긴 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