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맥스의 와인스타인 형제가 모회사인 디즈니와 결별한다. 최근 <버라이어티> <뉴욕타임스> 등의 현지 언론은 와인스타인 형제가 오는 9월 계약 만료와 함께 디즈니와 미라맥스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와인스타인 형제는 지난 1993년 그들의 영화사 미라맥스를 디즈니에 8천만달러에 넘긴 이래, <셰익스피어 인 러브> <잉글리쉬 페이션트> <시카고> 등을 함께 제작하고 선보여왔지만, 최근 야심작 <갱스 오브 뉴욕> <콜드 마운틴>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인 데다 디즈니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의 배급을 포기한 일 등을 계기로 불화를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스타인 형제가 디즈니를 떠난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자자했다. 지난해 가을 디즈니가 미라맥스에서 개발 중인 20여편의 작품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올 초 미라맥스가 어느 때보다 빼곡한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소문에 신빙성이 실렸다. 미라맥스는 와인스타인 형제가 떠나는 9월까지, 그러니까 향후 7개월 동안 22편의 영화를 개봉하게 돼 있다. 이중에는 코믹북을 영화화한 <신 시티>를 비롯,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레니 할린의 <마인드 헌터>와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프루프> 등이 포함돼 있어, 와인스타인의 ‘정리’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와인스타인 형제는 새 영화사 설립을 위해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로운 영화사에 앤서니 밍겔라, 쿠엔틴 타란티노, 로버트 로드리게즈 등을 영입하려고 애쓰는 중인데, 이중 몇은 이미 확답을 주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