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성원에 41살 연기 봄날
견미리(41·사진)는 요즘 울다가 웃는다. 우는 건 자주고, 웃는 건 아주 잠깐이다. 그래도 봄날이다.
에스비에스 금요드라마 <사랑공감>(최윤정 극본·정세호 연출)에서 옛 애인을 향해 돌아선 남편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지숙 역을 맡았다. 촬영이 있는 날 아침부터 밤까지 눈물 연기로 진을 빼곤 한다. 연기할 때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이상하게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네요. 대본만 봐도 눈물이 나고.” 그만큼 지숙 역에 푹 빠져 산다.
견미리의 눈물 연기에 시청자들의 공감 또한 깊다. “당신 숨소리가 내 심장을 타버리게 해. 10년을 바라본 당신 뒷모습 때문에 내 눈물이 뜨거워.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마침내 남편 치영(전광렬)과의 이혼을 결심한 지숙의 화장기 없는 얼굴로 눈물이 흐르던 날, 시청자 게시판엔 수백건의 글들이 쏟아졌다. “견미리가 너무 애절하다”(이경희), “견미리의 연기에 (나도) 눈물이 흐른다”(오성분)…. ‘me664’는 “정말 안타까워, 연기가 가슴까지 파고든다”고 썼다.
이런 반응을 접할 때면 견미리의 눈가에도 미소가 감돈다. “가끔 게시판에서 그런 반응들을 보면 너무 고맙기만 해요. 시청자들께서 큰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요.” 견미리를 비롯한 연기자들의 호연에 힘입어 <사랑공감>은 10%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허웅 에스비에스 책임피디는 “금요일 밤 10~11시대를 지배해온 한국방송 <브이제이 특공대>와 <부부클리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공감>이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견미리는 다시 한번 감정선의 급격한 변화를 연기해야 한다. “이혼을 결심했지만, 남편이 첫사랑 희수(이미숙)에게 언제든 갈 수 있도록 불임시술을 하고 살았다는 걸 알고 마음을 바꾸게 돼요. 원래 친구 사이였던 희수에 대한 경쟁의식 때문은 아니고,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서 그에 대한 가장 큰 복수가 뭘까를 생각한 결과죠.” 그는 “그런 감정변화가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느라 요즘은 밥맛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장금>의 최 상궁 역으로 일반에 잘 알려졌지만, 이번 지숙 역이 그로선 참 오랜만의 주연이다. “고마운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요즘 드라마 풍토에서 40대에 이렇게 주연 맡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는 “10~20대 위주의 요즘 드라마 풍토가 배우들을 너무 빨리 늙게 하는 것 같다”며 “30대 역은 실제 30대나 그 시절을 겪은 40대가 맡아야 감정이 더 잘 표현될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