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뉴저먼시네마의 기수인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1945~82)의 탄생 60주년을 맞아 그의 영화 24편을 가져다 트는 대규모 회고전이 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안국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파스빈더 회고전은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전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몇차례 열렸지만 규모가 이처럼 크지는 못했다. 시네마테크 문화학교서울이 주한 독일문화원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파스빈더가 69년 데뷔한 뒤 82년 37살로 요절할 때까지 13년 동안 모든 열정을 태워 구축한 그의 영화세계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파스빈더는 전후 독일 사회에 잔존해 있는 파시즘과, 산업화와 함께 새롭게 야기된 소외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형식 안에 자기 시각을 녹여 영화화했다. 이번 행사는 데뷔작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와 <카첼마허> 등의 초기작,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 같은 실험성 높은 영화, 멜로영화의 형식을 빌어 좀더 대중적인 어법으로 접근한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와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베로니카 포스의 갈망>까지 그의 대표작을 망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성스러운 창녀에 주목하다> <미국인 병사> <악마의 양조법> <퀴스터 부인의 천국여행> 등 8편은 국내 스크린으로 처음 소개된다. 아울러 1920년대 후반 공황상태에 있던 독일 사회를 파헤친 파스빈더의 13부작 텔레비전 시리즈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전편이 행사 막바지인 30~31일 이틀동안 상영된다. 에필로그까지 포함해 상영시간이 총 15시간에 달하는 이 작품은 이번 회고전 티켓 소지자에 한해 무료 선착순으로 상영한다. (02)743-6003, 720-9782. www.cinematheque.seou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