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마술을 보여드립니다”, <연애술사> 촬영현장
2005-03-04
글·사진 : 오계옥
연정훈·박진희 주연의 <연애술사> 촬영현장

“진짜 칼도 아닌데요 뭘. 설마 죽겠어요.” “으∼악.” 박진희(희원)는 조금 전의 실감나는 비명연기 끝에 하는 것치곤 꽤나 여유롭게 얘기한다. 영화 <연애술사> 촬영장에서 만난 박진희가 연정훈(지훈)과 꽤나 위험해 보이는(?) 트위스터 마술을 선보이고 있는 중인데 커다란 상자에 들어가서 목이 돌려지고 칼에 막 찔린 참이다. 물론 흔들면 마구 휘청거리는 얇은 플라스틱 칼이지만 보기에는 영락없는 진짜처럼 보이고 바로 앞에서 처음 보는 마술이 펼쳐지자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틈틈이 마술을 익혀왔다는 연정훈의 솜씨는 예사롭지 않고 아니나 다를까 전문가로부터 빠른 손놀림과 배우답게 높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마술에 소질이 있다는 판명을 받았단다. 그러나 박진희가 상자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장면 촬영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됐건만 정작 연정훈 본인이 상자 안에서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무려 12번이나 NG를 내고 말았다. 상자에 비해 체구가 큰 연정훈이 상자 안에서 쉽게 몸놀림을 할 수 없었고, 사라지는 것과 상자가 열리는 것과의 시차를 맞추느라 진땀을 흘린 것이다. “가능하면 통 안 움직이게”, “초고속으로 하고”, “한번만 더 하면 좋을 것 같아”. 이어지는 천세환 감독의 주문에 따라 힘든 내색없이 웃으며 연기해내는 연정훈이 대단하게 보일 무렵 마침내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고 전 스탭은 박수를 쳤다. “와, 이보다 더 빠를 순 없어.” 연정훈은 스스로도 자신이 대견스러운지 한마디 한다.

바람둥이 마술사 지훈과 날라리 미술교사 희원은 진하게 연애하다 쿨하게 헤어진 과거 연인 사이다. 그런데 어느 날 과거 자신들의 ‘러브 플레이’ 몰카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자신들이 이용했던 모텔을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와중에 벌어지는 좌충우돌 상황을 스크린에 담아낼 영화 <연애술사>는 신예 천세환 감독의 데뷔작으로, “리얼한 웃음과 감정을 동반한 로맨스”를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키다리 아저씨> 이후 영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연정훈과 <별> 이후 2년여 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하게 된 박진희가 주인공이며, 지훈의 매니저 동선 역으로 래퍼이자 탤런트인 하하, 그리고 지훈의 현재 애인인 치과의사 현주 역으로 CF 모델 출신인 오윤아, 개성 넘치는 희원의 동료 교사로 조미령 등이 조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1일 촬영을 시작해 이제 막 7부 능선을 넘고 있는 <연애술사>는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을 제작했던 (주)필름지가 기획, 제작을 했고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라인을 타고 4월 말경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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