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이 할리우드로 간다. 지난 1월11일 박중훈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너선 드미 감독의 <찰리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Chalie)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들의 침묵> <필라델피아> 등을 연출한 조너선 드미 감독은 2000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본 뒤 박중훈을 점찍었고, 이후 할리우드 데뷔를 준비하고 있던 이명세 감독을 통해 출연제의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예스>의 강원도 촬영 일정 때문에 “수염도 깎지 못하고 왔다”며 정중히 양해를 구한 박중훈은 “시나리오를 읽은 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감독과 저녁식사를 했고 그 자리에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도난당한 미 국방성 자금 1천만달러의 행방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 <부기나이트> <퍼펙트 스톰>의 마크 월버그와 <미션 임파서블2>의 탠디 뉴튼이 출연하며, 박중훈은 전직 미국 특수첩보요원 역을 맡게 된다. 출연료는 미화로 32만5천달러.
“네이티브가 아닌 이상 대사가 완벽할 순 없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사하기 전 스탭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상대 배우들에 대한 리액션”이라고 지적한 박중훈은 “92년 뉴욕대에서 수학했고, 96년 <아메리칸 드래곤>에 출연했던 경험이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할리우드의 고전적인 동양인 묘사는 여전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박중훈은 출연 합의 전에 “흰색 런닝 입고 과일 배달하거나, 까만 운동복에 발차기나 하며 인상쓰다 총 맞아죽는 역할이면 고사하겠다”는 의지를 감독에게 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쓰윽’ 나왔다 ‘별볼일 없이’ 사라지는 역할은 아니라는 것. 박중훈은 <세이예스>가 끝나는 대로 3월9일부터 파리에서 13주간 촬영될 예정인 <찰리에 관한 진실>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