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장가가 오랜만에 물갈이를 했다. 지난주 새로 개봉한 <로렐라이>, <샤크>, <원피스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이하 <원피스>)은 나란히 1위~3위에 오르면서 침체됐던 극장가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세작품 모두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1위에 오른 <로렐라이>는 일본판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작품. 1945년 8월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다. 동맹국 독일이 항복하고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져 궁지에 몰린 일본이 독일 항복후 극비리에 만들어진 잠수함인 ‘이호 제507 잠수함’의 출격을 결정한다. 이 잠수함은 가공할 전투능력으로 라인강에 산다는 마녀, ‘로렐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이호 제507 잠수함’의 임무는 제2, 제3의 원폭투하를 막기 위한 것. 이를 위해 함장 키누미(야쿠소 코지)는 잠수함을 이끌고 미군 폭격기의 발진기지인 남태평양의 테니앙섬으로 출격한다.
<로렐라이>는 제작규모와 물량공세, 호화 배역진 등으로 개봉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으로 지난 주말 이틀간 2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3억천만엔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배급사 도호는 최종 목표를 40억엔으로 잡았는데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로렐라이>의 일본 극장가 반응은, 굳이 비교하자면 <태극기 휘날리며>가 국내에 개봉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관객도 남성이 훨씬 많고 20대를 중심으로 10대부터 40대까지 광범위한 연령층에 어필하고 있어 개봉관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위에 오른 <샤크>는 주말 이틀간 17만7천6백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수익은 2억1900만엔으로 일본내 역대 드림웍스 작품 중 가장 좋은 개봉성적을 거뒀다. 배급사인 아스믹 에이스는 최종 흥행목표를 20억엔 이상으로 잡고 있다. 예상외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작품은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 6탄인 <원피스>다. 보물을 얻기 위해 오마츠리 섬으로 간 ‘고잉 메리호’ 일행이 오마츠리 남작이 지옥의 시련을 견뎌내면 보물을 주겠다고 제안하자 이에 도전한다는 내용으로 원작만화와 TV애니메이션은 거의 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나 이번 극장판은 작년의 전작과 비교해 63%의 성적을 거뒀다. 이틀 동안 동원관객은 16만 3천명, 수익은 1억7천500만엔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신작 3편의 협공으로 4위로 밀렸으나 여전히 흥행은 좋은 편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개봉 16주차에도 그 뒤를 이어 5위를 기록했다. <노트북>과 <본 슈프리머시>의 낙폭도 더딘편. 한편 <오션스 트웰브>는 5계단이나 하락해 하위권으로 밀렸다. 이밖에 성룡의 <뉴 폴리스 스토리>가 개봉과 동시에 10위에 오르면서 겨우 존재를 알렸다.
3월 5일~6일 일본 박스오피스 결과
1위 <로렐라이>
2위 <샤크>
3위 <원피스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
4위 <오페라의 유령>
5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
6위 <노트북>
7위 <본 슈프리머시>
8위 <오션스 트웰브>
9위 <알렉산더>
10위 <뉴 폴리스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