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스탭들과 함께 볼룸댄스 교실, <쉘 위 댄스?>
2005-03-11

<쉘 위 댄스?>는 댄스영화다. 그래서 볼룸댄스의 고향 블랙풀에서 태어난 피터 첼섬이 굳이 감독으로 선택된 <쉘 위 댄스?>엔 옛 뮤지컬의 우아함과 낭만, 설렘이 있다. 제목에서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 율 브린너와 데보라 카 커플을 연상하는 게 혹여 힘들다고 해도 탱고, 차차, 파소 도브레, 룸바, 퀵스텝 같은 춤의 이름만으로 매끄러운 율동이 전해오는 영화다.

<브레드레스>와 <아메리칸 지골로>에 나오던 시절의 리처드 기어가 생각나 미소짓는 건 덤이다. 그런데 <쉘 위 댄스?>가 그냥 댄스영화가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는 건 쇼윈도의 TV에 <밴드 웨건>이 나올 때다. 첼섬은 수오 마사유키의 원작 <쉘 위 댄스>가 다룬 주제를 중년을 훌쩍 넘긴 왕년의 스타 프레디 아스테어의 모습 하나로 적절하게 표현해냈다. 갈등이나 앙금, 여운이 없는 결말이 원작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지만, 첼섬은 할리우드산 코미디가 가족 중심의 행복을 간과할 순 없었다고 말한다. 하긴 어깨가 너무 무거울 즈음, 삶을 대하는 가벼운 자세가 나쁘지만은 않다.

음성해설이 좋다. 많은 부분을 원작에서 가져왔음을 숨기지 않는 감독의 사람과 영화제작에 대한 해석을 듣다보면 할리우드에서 생존하는 자들의 저력이 느껴진다. 부록으론 바즈 루어만의 영화와 <쉘 위 댄스?>에서 안무가로 활약한 존 오코넬과 제작진이 진행하는 ‘초보자용 볼룸댄스 교실’을 시작으로 메이킹 필름, 영화음악 소개, 뮤직비디오, 5개의 삭제장면 등이 있다.

글: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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