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아카데미 누른 엽기 할머니들
2005-03-14
글 : 최문희
아카데미마저 누른 엽기 할머니들

조폭보다 무섭다는 엽기 할머니들이 아카데미의 위엄과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말아톤>의 아성을 눌렀다.

지난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 <마파도>가 1위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 주요 부문을 휩쓸었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눌렀다. <마파도>는 서울 주말 8만 7천 38명, 전국누계 47만 2천명,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7만 6천 917명, 26만 4천 870명의 성적을 기록했다. 서울 관객을 보면 <마파도>가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약 1만명 정도 앞섰지만, 전국 관객수에서는 더 많은 극장을 잡은 <마파도>가 약 20만명이나 앞섰다. 하지만, <마파도>가 단순히 극장을 많이 잡아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누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파도>는 서울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보다 1개관이 적은 49개 극장에서 1만명의 관객을 더 불러들인 것이다. <마파도>가 좌석 점유율에서도 앞섰다는 얘기이다.

<마파도>의 성공은 TV 브라운관에서는 매우 낯익은 연기파 할머니들을 대거 스크린에 불러들인 파격이 거둔 성공으로 풀이된다. 사실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여운계, 김수미, 김형자 등은 지금은 주로 TV에서 보지만 오래 전에는 여러 영화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 영화 배우들이다. 연기력 탄탄하고 얼굴 익숙한 이 나이든 여배우들을 마음껏 망가뜨려서 코미디 영화의 주연으로 전격 내세운 파격이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비평가들이야 별 할 말 없는 영화겠지만 관객들은 잘 아는 여배우들이 선보이는 코미디 연기에 손을 들어주었다.

한편,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마파도>에 져서 2위에 오르긴 했지만 한국에서 성공한 적이 없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로서는 매우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는 아카데미 효과와 눈물바다라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주요해서 2위에 올랐다. 이로써 이 영화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에서 2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며 대단한 수익을 거둬들였던 윌 스미스 주연의 <Mr.히치..>는 3위에 올랐으며 5주 연속 1위에 올랐던 <말아톤>은 지난 주말 4위로 내려앉았다. 지금까지 전국 관객 489만 5천. 반전을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 <쏘우>는 5위에 올랐다.

외국 평단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 <여자, 정혜>는 비록 9위에 올랐지만 적은 극장수에 비하면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주말 개봉되는 영화 가운데서는 김선아, 공유 주연의 <잠복근무>의 성적이 기대된다.

온라인팀 최문희

1. 이 흥행순위는 각 배급사가 밝힌 관객 수로 작성된 것이며 실제 관객수와 오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2. 누계는 3월 13일까지의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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