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이 흥행질주를 하면서 감동으로 물들었던 극장가 풍경이 웃음코드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지난주 엽기 할머니들이 한바탕 웃음보따리를 선사했던 <마파도>에 이어 코미디 전문 여배우 김선아를 톱으로 내세운 <잠복근무>가 가세하면서 극장가가 두편의 폭소대결로 압축되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가 인정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미국에서 크게 히트한 <Mr. 히치>를 가볍게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마파도>는 2주차에도 변함없는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예매율로만 따지면 <마파도>는 <잠복근무>에 압승하고 있는 상황. 씨네21 예매순위 1위는 물론이고(26.6%) 맥스무비(28.09%), 티켓링크(30.9%), 다음영화예매(26.3%), CGV(40%), 씨즐(34.87%) 등에서 모두 1위를 기록중이다. 인터파크 영화예매에서만 <잠복근무>가 1위(28.2%)인데 그나마도 2위인 <마파도>(27.1%)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3월 17일 오후 3시 기준)
예매율에서는 <잠복근무>가 뒤지지만 금토일 현장판매까지 고려할 경우 어느 한편의 압승을 점치기는 곤란하다. <몽정기>, <위대한 유산> 등을 통해 김선아의 코미디 연기는 관객들의 검증을 이미 받은 상태. 게다가 <잠복근무>에서는 멜로와 액션까지 연기의 폭을 넓힌 ‘팔방미인 김선아’를 재발견 할수 있다. 다만 김선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오히려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두 영화의 대결은 배급에서도 박빙이다. 상반기 큰 히트작이 없었던 CJ 엔터테인먼트는 4월 1일 <달콤한 인생> 개봉때까지 <마파도>에 집중할 계획이고 <말아톤>의 상승세를 <잠복근무>로 이어가려는 쇼박스 역시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준비중이다. 두편의 한국영화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약간 주춤하고 있지만 입소문이 좋아 숨을 고른 후 장기상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편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물 <호스티지>는 5위 정도의 예매순위로 출발해 큰 반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