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 무삭제 상영
2005-03-23
글 : 윤효진
감독 “상영이 금지되어 논쟁이 벌어지길 바랬다”

노골적인 섹스신 때문에 대만 정부로부터 잠정적인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던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이 3월18일 무사히 무삭제 상영됐다. 그런데 정작 기뻐해야할 차이밍량 감독은 약간 실망한 눈치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상영이 금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논쟁의 대상이 되길 내심 바랬다. 내 작품이 토론되길 원한다”고 털어놓았다. 감독은 2월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대만사회는 열려있는 사회이므로 검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또 다른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자신의 영화가 논쟁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무삭제 상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했던 모양이다.

<떠다니는 구름>은 포르노 배우들의 사랑을 성적인 판타지로 그려낸 작품으로, 과감한 노출과 성행위 장면 등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직후 대만 정부가 공식 상영을 금지하는 임시 조치를 취했고 감독은 “단 한 장면도 자를 수 없다”고 강경하게 대응해 논란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상황이 반전됐다. 2월24일 영상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심의위원 15명 중 9명이 등급을 엄격하게 매기는 대신 무삭제로 상영하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지금 사회는 좀더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 심사위원 대부분은 감독의 예술적 표현이 존중되어야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만드는 영화마다 화제를 몰고 온 차이밍량 감독은 “누군가는 내가 관객을 화나게 만드는 걸 즐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는 내 영화에 사람들이 반응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분노이든 감동이든 불편함이든 상관없다”고 자신의 영화관을 피력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