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영화의 모범 답안을 제시한 <큐브>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은 그 유명한 ‘인간 깍두기’ 장면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큐브 안을 탐색하다가 온 몸이 격자모양으로 잘려나가는 이 장면은, 별다른 설명 없이 큐브의 작동 방법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뼈와 살이 깨끗이 분리되는 장면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닐 듯. 감독조차도 반쯤 포기했던 이 구상은 특수효과를 직업으로 삼는 절친한 친구들을 통해 실현된다. 거의 무보수로 일했다는 그들은 실리콘 소재의 가짜 살들을 쌓아올린 뒤 무너트리고 그것을 촬영해 디지털로 마무리했다. 단 한번의 시도로 촬영에 성공했다고 하니,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운도 필요한 모양이다. 아참, 떨어져나간 머리통은 컬트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챙겨갔다나.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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