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뉴스]
2005 폭스 빅5 로드쇼 개최
2005-03-24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로봇>의 크리스 웨지 감독도 방한, 기자회견 가져

20세기 폭스 코리아는 올 여름 공개할 5편의 대작 라인업을 소개하는 '2005 폭스 빅5 로드쇼'를 23일 오후 2시 용산 CGV에서 개최했다. '2005 폭스 빅5'에 선정된 작품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시대극 <킹덤 오브 헤븐>(5월 4일 개봉), 올 여름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5월 25일 개봉), <아이스 에이지>의 감독 크리스 웨지의 신작으로 미국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3D 애니메이션 <로봇>(7월 29일 개봉), 마블 코믹스의 수퍼 히어로 만화를 영화화한 <판타스틱 4>(7월 8일 개봉),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부부 킬러로 등장하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6월 10일 개봉)다.

<킹덤 오브 헤븐>

폭스는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인데, 책정된 광고비만 70억원이며, 작품 프린트도 총 1,000벌을 배급하여 올 여름 극장가의 기선을 잡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빅5 라인업에 오른 작품들 역시 굵직한 화제작들로서 전례없는 물량 공세와 함께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 작품의 예고편이 상영되었으며, <킹덤 오브 헤븐>의 본편이 국내 최초로 15분가량 공개되었다. 이어서 행사를 위해 방한한 <로봇>의 감독 크리스 웨지와 아트 디렉터 스티브 마티노가 직접 작품을 소개하였고 본편도 30분가량 상영되었다.

<로봇>

행사가 끝난 뒤에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크리스 웨지와 스티브 마티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의 일문일답 :

다양한 로봇들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악역으로 등장하는 가스켓 부인이다. 선한 캐릭터보다는 악한 캐릭터가 더 재미있고 기이해서 매력적이다. 여성 캐릭터지만 남자 목소리를 가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짐 브로드벤트(<물랑루즈> 등에 출연)가 멋진 성우 연기를 펼쳤다.

데뷔작인 <버디>에서부터 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아이스 에이지>, 그리고 이번에 <로봇>까지 모두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들이다. 인간 캐릭터를 다루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또한 왜 로봇들을 주 캐릭터로 삼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우선 우리 블루스카이의 제작 방식을 말하자면 먼저 배경이 되는 세계관을 창조해낸 다음 그것을 기반으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탐구하여 발전시킨다. 인간을 배제한다는 식의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 게다가 <아이스 에이지>에도 인간이 나오지 않나. 물론 말은 못하지만 말이다. 로봇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기계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그려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SF와는 다른 기계들의 세상 말이다. 또한 인간과 기계가 대립하는 세계관을 그릴 생각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재미와 화려한 색상 그리고 기발한 스토리를 전개시키는데 좋은 소재였기 때문이다.

<로봇>에는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두 명 참여한 것으로 안다. 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싶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2년 전 블루스카이에 입사한 이문성 씨가 애니메이터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테크니컬 디렉터로 성지연 씨가 제작 초기부터 CG 라이팅 부문을 담당했다. 두 사람 다 재능 있는 인재들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마리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상당 수 미국 내 TV 시리즈물을 한국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후보작에 오른 <버스데이 보이>는 내 데뷔작 <버니>와 흡사한 분위기라서 애착이 간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굉장한 노력과 돈이 소요되기 때문에 누구든 신념이 없으면 작업이 힘들다. 그래서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분들을 존경한다. 앞으로 발전이 있길 기대한다.

아트 디렉터 스티브 마티노 씨에게 질문이다. 캐릭터들이 매우 인간적으로 묘사되었는데, 대표적인 두 캐릭터의 디자인 컨셉에 관해 알고 싶다.

악당 라챗의 경우엔 잘 짜 맞춰진 느낌과 정교하게 튜닝된 듯한 묘사가 컨셉이었다. 하지만 타이트한 맵시와 부드러운 동작을 동시에 구현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애니메이터들이 리깅 작업을 하면서 무척 힘들어했다. 다행히 스크린 상에서 잘 구현되어 만족스럽다. 로드니의 경우는 크리스 감독의 할아버지가 소유한 낡은 모터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처음에는 붉은 색상으로 바꿔보기도 했지만 원래의 파란 색이 나아보여서 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디자인 컨샙은 라챗과는 달리 무작위적인 배치와 비대칭성이며, 스프링과 볼트 같은 내부 부품도 그대로 보이도록 했다.

12살 때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에 미치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로봇>의 감독 크리스 웨지(왼쪽)와 아트 디렉터 스티브 마티노.

글쎄, 잘 모르겠다. 어린시절부터 개인적으로 꿈꾸어왔던 상상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애니메이션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퍼펫 애니메이션에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거쳐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특히 다차원적인 표현이 가능한 3D 애니메이션에 매혹됐다.

실사와는 다른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이 있다면?

블루스카이의 다른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언가를 창조해내기 위해 겪는 고민이 즐겁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가 만들어낸 것에 스스로 경탄한다. 애니메이션에는 한계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하늘 높은 곳에서 땅 끝까지 카메라를 이동시키거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의 표현을 가능케 한다. 상상력이 빚어낸 판타지를 실현시키는 수단으로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택한 것이다. 그렇다고 실사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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