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월드 오브 투모로우> 복고풍의 SF 활극
2005-03-28
글 : 한청남

다른 DVD 유저들은 어떨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보통 DVD로 영화를 처음 접할 때, 본편부터 감상을 하고 나서 음성해설 등 부록을 감상하는 편이다. 그래야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스포일러를 피할 수 있고, 또한 마술의 비밀을 알면 흥미를 잃듯이 영화의 마법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 오브 투모로우>의 경우에는 그 반대로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우선 부록 중에서 ‘The Original Six Minute Short’는 감독 케리 콘랜이 컴퓨터 한 대로 몇 년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만들어낸 <월드 오브 투머로우>의 시초가 되는 6분 가량의 단편 영상물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흑백 느와르 영상과 어쩐지 잘 맞아떨어지는 거대 로봇들의 침략, 그리고 지구를 구하는 영웅 스카이캡틴의 등장을 그린 이 단편은, 할리우드의 이름난 제작자가 단숨에 영화화를 결정했을 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월드 오브 투모로우>는 저예산 독립영화로 제작에 들어가게 되지만 주드 로, 기네스 팰트로 같은 일급배우들의 참여로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둔갑하게 되는데, 그 기적 같은 제작과정이 ‘Brave New World’라는 다큐 영상에 담겨져 있다.

이러한 제작 배경을 알고서 영화를 보면 약간 어설퍼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CG 그래픽도 이해가 된다. 오직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블루 스크린 위에서 상상만으로 연기를 펼쳤던 배우들과 그것을 이끌어간 감독의 열정에 감탄하면서 말이다. DVD의 영상은 극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선명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유화풍에 가깝다. 배우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품과 배경이 모두 CG이기 때문에 합성한 흔적을 지우기 위한 의도겠지만, 그 나름의 스타일리시함이 잘 살아있는 영상이다. 영화 본래의 의도로 본다면 상당히 우수한 화질이며, 박력 있는 사운드 역시 탁월하다. 앞서 언급한 부록들 외에 감독의 동생으로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담당한 케빈 콘란의 해설이 담긴 ‘The Art of World of Tomorrow’와 배우들의 NG 장면을 통해 블루 스크린 촬영의 애로사항을 엿볼 수 있는 ‘Gag Reel’이 재미있다.

제작 다큐멘터리 Brave New World
6분짜리 오리지널 단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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