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엘프> 얼꽝 엘프의 가족 찾기
2005-03-28
글 : 강신우

윌 페렐을 코미디 스타로 만든 천방지축 크리스마스 코미디 <엘프>가 <반지의 제왕> <이블 데드> <황야의 7인> <빅> <가위손> 그리고 오우삼의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빚졌다는 것을 믿겠는가. 언뜻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이것은 모두 그 누구도 아닌 감독의 입을 통해 직접 발설되는 사실이다. <딥 임팩트>와 <데어데블>의 조연 배우로 우리에게 익숙한 존 파브로 감독은 - 이 영화에서도 의사 역으로 출연한다 - DVD의 코멘터리를 통해 이 영화를 만들며 얼마나 많은 영화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솔직하게 고백하며 유쾌하게 낄낄거린다.

윌 페렐이 자기 친아버지가 나쁜 사람 리스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충격적인 장면은 <이블 데드>에서 죽음의 책을 훑는 장면을 카메라 워크는 물론 효과음까지 그대로 따왔으며, 눈싸움 장면은 존 웨인의 서부영화와 오우삼의 영화에서, 센트럴 파크를 지키는 무시무시한 순찰대들은 <반지의 제왕>의 나즈굴에서 따온 것이다. 쉴 새 없는 입담으로 시작해 정신없이 듣다보면 어느새 끝나버리는 이 코멘터리는 <엘프> DVD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엑스트라 배우 한 명까지 기억하며 그를 칭찬하는 이 마음씨 좋은 감독은 자신이 만든 자랑스러운 결과물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이 밖에도 <엘프> DVD에는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다양한 부록들이 수록되어 있다. 키 작은 엘프들과 윌 페렐을 대비시키기 위해서는 최근 <반지의 제왕>에서 사용된 바 있는 원근법을 이용한 고전적인 특수효과가 사용되었다는 것이나 엘프 세계의 여러 동물들은 최첨단의 CG가 아닌 아날로그 방식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창조되었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눈높이를 대폭 낮춘 ‘어린이 필름학교’라는 제작과정 다큐멘터리에서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것들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이 말하는 산타와 엘프, 크리스마스에 대한 영상이 가득한데 이는 ‘전파견문록’을 연상하면 된다.

<엘프> DVD는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인 이 영화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차근차근 해부하고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감동적으로 본 성인들을 무시한 DVD라는 말은 아니니 걱정 말라. 영화에 사용된 음악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영화 속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는 'Music From Elf‘는 주옥같은 명곡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영화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알찬 부록이다. 당신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DVD는 그 무엇보다 만족스러울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산타와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
원근법을 이용한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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