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도시를 사랑한 야생동물들, 해외신작 <마다가스카>
2005-04-04
글 : 이성욱 (<팝툰> 편집장)

동물판 로빈슨 크루소? “새로운 3D애니메이션 코미디”라고 장르를 분명히 못박은데다가 벤 스틸러, 크리스 록의 걸쭉한 입담이 흥건히 담길 테니 진한 사색이 담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림웍스가 <슈렉> 시리즈에 이어 올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고, 호사스런 뉴요커의 안락함을 누리던 스타 동물들이 덜컥 야생 세계에 떨어져 생존법칙을 터득해야 하니 어딘가 의미심장한 구석들이 엿보인다.

뉴욕 센트럴 파크 동물원의 간판 스타는 ‘도시 정글’을 주름잡는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다. 동물원 전속 스타일리스트들이 아니라면 그의 구레나룻에 손도 대기 어렵다. 그의 친구들인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는 러닝머신 위에서 초원을 꿈꾸고, 기린 멜먼(데이비드 시머)은 이론만 빠삭한 약골이며,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타고난 글래머 몸매를 뽐낸다. 풍성한 음식과 널찍한 아파트, 그리고 시원한 조망권을 즐기는 이들 뉴요커들은 하루하루가 즐거운데, 세상 밖이 궁금한 몽상가 마티가 사고를 친다. 동물원 탈출을 계획한 비범한 펭귄들의 도움으로 바깥 세상 탐험에 나선 것. 사라진 마티를 놓고 알렉스, 글로리아, 멜먼이 당황해 마지않더니 동물원이 사태를 파악하기 전에 얼른 친구를 찾아 데려오기로 한다. 어렵게 마티를 만나기는 했으나 이 우아한 동물들을 거대 도시의 스트레스에서 구출해 자유를 되찾아주어야겠다고 판단한 선의로운 인간의 손에 의해 아프리카행 배에 오르게 된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아프리카 야생의 섬 마다가스카. 당연히, 센트럴 파크로 돌아가는 날을 꿈꾸며 눈물겨운 생존 투쟁에 나서는 야생 뉴요커들의 우여곡절이 펼쳐진다.

<개미>의 에릭 다넬이 연출 데뷔의 기회를 잡은 톰 맥그래스와 공동감독을 맡았고, 오스카의 단골 손님인 작곡가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았다. 제프리 카첸버그가 3D애니메이션 기술의 질적 도약을 공언한 <마다가스카>에 할리우드와 월스트리트가 특별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드림웍스 SKG’에서 독립해 딴살림을 차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여름 시즌이 시작되는 5월27일 첫선을 보이고 국내에선 7월 중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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