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미스터 3000> 3천 안타를 향한 노장 선수의 분투기
2005-04-06
글 : 한청남

제목부터가 생소한 이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메이저리그 프로팀 밀워키 브루어스에 소속된 타자 스탠 로스는 뛰어난 실력으로 3천 안타 고지에 오른 인물. 이룰 것은 다 이루었다는 자만심과 명예의 전당에 오를 거라는 기대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그것도 팀이 한창 잘나가고 있던 시즌 중간에. 그리고 9년 뒤, ‘미스터 3000’이라는 자신의 별명을 내세워 개인 사업을 넓혀가던 스탠은 자신의 기록에 착오가 발견돼 안타 3개의 기록이 취소된 사실을 알게 된다. 늘 꿈꾸어 왔던 명예의 전당 입성마저 좌절된 상황.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팀에 복귀하지만, 쉰 살 가까운 노장 선수가 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언론의 비웃음과 후배 선수들의 냉대뿐이다. 과연 스탠은 미스터 3000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주연인 스탠 역에는 <미녀 삼총사 2> <오션스 트웰브> 등에 출연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TV쇼까지 맡아 활약하고 있는 흑인 배우 버니 맥. 하지만 그의 낮은 국내 지명도와 흥행성이 부족한(?) 야구 영화라는 점에서, <미스터 3000>은 극장 개봉 대신 DVD로 직행한 케이스다. 솔직히 필자 역시 큰 기대 없이 감상했지만 흥미로운 내용과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장면, 그리고 이기적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특유의 자신감과 입담으로 주위 사람들을 압도하는 버니 맥의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였다. 특히 사실감 넘치는 경기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평소 메이저리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봐둘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화질은 무난한 편으로 다소 거칠고 세밀하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띄지만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경기장의 모습들, 특히 강렬한 조명이 내리쬐는 야간경기의 생생한 현장을 잘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의 경기 모습만큼이나 비중 있게 다뤄지는 로맨스 장면에서도 인물들의 세세한 표정 변화가 느껴진다. 사운드에서는 홈런성 타구의 쭉쭉 뻗는 소리와 관중들의 환호성을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부록은 감독의 음성해설과 메이킹 필름, 삭제 장면 등 기본적인 내용들을 갖추고 있는데, 그 중 흥미로운 것은 야구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한 영상 자료들이다. 'Spring Training : The Extras' Journey'에서는 영화에 출연하는 엑스트라들을 뽑기 위해 실제 야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전 테스트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나마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르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을 보면 미국인들의 야구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새삼 느낄 수 있다.

그 외, 스탠을 마치 실제 야구선수 인양 다룬 특집 영상 'Everybody loves Stan'과 'Extended Sequences'에서는 영화 속에 삽입된 가상의 ESPN 방송, 광고물 등을 볼 수 있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제이 레노의 가상 투나잇쇼 장면을 비롯해 게임팬들에게 특히 반가울 일렉트로닉 아츠(EA)의 가짜 야구 게임 광고 등, 잔재미가 느껴지는 부록들이 수록되어 있다.

엑스트라 선발을 위한 훈련 캠프
원래 스탠 역은 덴젤 워싱턴이 맡을 뻔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