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을 박차고 나와 함께 버스에 올랐던 벤자민과 일레인은 그뒤 어떻게 됐을까? 1963년작 <졸업>의 후일담이 존재한다지만, 작가가 죽기 전까지는 그 내용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졸업>의 작가 찰스 웹은 최근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졸업>의 속편을 2개월 전에 완성했지만, 그 내용을 생전에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찰스 웹이 <졸업>의 속편이라고 밝힌 작품의 제목은 <홈 스쿨>이다. 벤자민과 일레인은 제도 교육에 상처받은 자신들의 경험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살아가는데, 이들 삶에 여전히 로빈슨 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 실제 캘리포니아 히피 출신으로 아이들과 캠프에서 생활했던 찰스 웹은 <졸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한 <홈 스쿨>을 기존에 영화화한 적 없는 “현실 도피, 언더그라운드, 반문화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가 이 작품의 출판을 사후로 미룬 것은 <졸업>의 판권 계약에 캐릭터에 대한 권리도 포함됐기 때문. 이는 그의 동의없이 언제든 어떤 내용으로든 속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찰스 웹은 마이크 니콜스가 영화화한 <졸업>의 면면에는 별 불만이 없지만, 판권 소유사인 카날 플러스에 속편 제작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책을 내는 즉시, 영화화의 전권은 그들이 갖게 된다. 내가 각본을 쓰고, 이 작품의 산증인인 내 아들이 감수하길 원했지만 거절당했다. 내게 최소한의 권리도 돌아오지 않을 바에는 영화화되는 과정 자체를 보고 싶지 않다.”
카날 플러스가 노코멘트인 가운데, <졸업>의 프로듀서였던 래리 터만은 “작가가 속편 제작 과정에서 배제될 리 없다.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달래고 있지만, 토라진 마음이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자기 가족이 영화 <졸업>의 모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여성으로 등장하는 <소문에 따르면>(Rumor Has It)이 제작되고 있다니, 스토리와 캐릭터의 판권에 대한 찰스 웹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