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독립영화관] 다큐멘터리,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2005-04-14
글 :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KBS1> 4월15일(금) 밤 12시55분

박기복 감독의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는 독특한 소재와 함께 안정된 구성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2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화제작이다. 한반도 각지에 퍼져 있는 무당들을 취재하면서 지방마다 다르게 자리잡고 있는 무속신앙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굿하는 장면과 그 차이들까지 영화 속에 담아냈다. 동해안과 진도 그리고 인천 등 적국 각지를 돌면서 촬영기간만 1년 반 이상에 총제작기간 3년에 이른, 한국의 무속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이다.

<영매>는 그동안 미신이나 액조티즘의 시선에서 머지않았던, 한국의 무(巫)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고 있다. 무당 역시 인간이라는 휴머니즘과 세습 혹은 신내림을 통해 영혼과 교감하는 것은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이라는 믿음이다. 그런 시각 속에 이 작품에는 ‘무속’에 대한 감독의 신뢰와 확신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려는 집념이 감동적으로 담겨져 있다. 감독은 확고한 신념으로 세심하게 우리 전통 무의 세계를 보여준다. <영매>는 신기한 힘으로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이것은 오랫동안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의 솜씨이기도 하지만, 어떤 영적인 힘이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이다. 한국의 다큐멘터리가 가까운 역사적 사실이나 현실문제를 토대로 현실을 비판하고, 관객과의 교감을 시도한다면 <영매>는 이제는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사람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관객을 전통문화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영혼과 대화를 주고받는 신비한 느낌에 사로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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