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콤한 인생>의 개봉에 부쳐 아래의 단체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감사의 뜻을 전달해 와, 이 자리를 빌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대한 협객 문화 연구소
귀 영화는 지금까지 호남·영남 등 특정 지역의 조직만을 중점적으로 기용해오던 국내 영화계의 풍토를 과감하게 일신, 오야부터 꼬붕까지 점잖은 표준말을 번듯하게 구사하는 조직을 기용함으로써 협객 문화의 전국화에 기여하였기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백색 구두, 꽃무늬 와이셔츠, 광택 정장 등의 식상한 협객 패션에서 벗어나 흑과 백의 절제된 미니멀 협객 모-드를 제안함과 동시에 방송불가 전문용어(일명 ‘욕설’)와 일본어 기원 특수용어를 남발함으로써 TV 방영시 대사의 절반가량이 묵음처리되는 등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한 바, 재삼 감사 말씀 올립니다.
근래 들어 우리 협객 문화가 한국영화 발전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간과한 일각에 의해 ‘한국영화 소재는 조폭 빼고는 없는 건가’ 등의 배은망덕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많은 뜻 있는 협객들의 개탄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귀 영화가 보여주신 신선하고도 엘레강스한 협객 문화는 이러한 의견들을 일축함과 동시에 新 협객 문화 창달을 위한 튼튼한 반석이 되어줄 것이라 믿어 마지않습니다.
(재)한국 스트레이트 파마업 중앙회, (사)대한 악기 케이스 제작자 협회 일동
귀 영화는 견실한 중견 조폭조직의 일대 몰락을 몰고 온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의 두발형을 고도의 스트레이트파마 처리가 된 장발형 흑발로 처리함으로써, 뭇 남성들에게 아름답다 칭송되는 여인은 마땅히 이러한 두발형을 갖춰야 한다는 일각의 믿음을 굳건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기에, 이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나아가 귀 영화는, 이러한 두발형의 여인으로 하여금 웬만하면 어딜 가든 거대한 첼로 케이스를 휴대토록 조치함으로써, ‘검고 긴 생머리의 부잣집 음대생’이라는 70년대 청춘영화적 향취를 담뿍 머금은 위험한 설정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결단과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주인공들이 밥을 먹러 간 식당에까지 이 첼로 케이스를 휴대토록 한 철저함은, 오랜 불황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저희 업계에 용기를 줌과 동시에 이후 수많은 진부한 연애영화를 위한 귀감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외에도 한국 모조혈액 생산자 협회, 재향 람보형 인간회 등에서도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달해왔으나 지면관계로 생략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