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가르보가 천국에서 100번째 해를 맞이했다. 1905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레타 가르보는 무성영화와 유성영화의 경계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여배우. <안나 크리스티>(1930), <마타하리>(1931), <그랜드 호텔>(1932)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신전에서 여왕으로 군림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진짜 전설은 그때부터다. 1941년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한 그레타 가르보는 결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1990년 4월15일 홀로 세상을 떠나 스웨덴의 차가운 대지에 몸을 누이며 영원한 젊음 그대로 살아남았다. 얼음의 여왕다운 퇴장이었다.
지난 4월7일 베벌리힐스의 새뮤얼 골드윈 극장에서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인 레나 올린(<프라하의 봄>)의 사회로 진행됐고, 그레타 가르보 출연작들의 클립을 간략하게 보여주는 상영회에 이어 작가 고어 비달, 여배우 조앤 레슬리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스웨덴 대사는 “그레타 가르보는 짧지만 풍성한 커리어를 통해 모든 스웨덴인들이 영원히 자랑스러워할 경이로운 유산을 남겼다”며 이번 100주년 기념식이 “스웨덴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을 기대하며,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함께 축하해주는 것에 매우 감사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의 행사를 시작으로, UCLA 영화 아카이브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그레타 가르보 회고전을 개최하는 등 100주년 축하의 열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상에서의 호들갑을 내려다보며 그레타 가르보는 뭐라고 말했을까. <그랜드 호텔>에서의 유명한 대사를 다시 한번 읊조렸을까. “혼자 있고 싶어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