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부문 라인업이 지난 19일 발표됐다. 28개국에서 총 53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20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은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 라스 폰 트리에의 <맨덜레이>,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 짐 자무쉬의 <망가진 꽃들>, 허우샤오시엔의 <최호적시광>, 다르덴 형제의 <차일드>, 아톰 에고얀의 <진실이 있는 곳>, 아모스 지타이의 <프리존>, 빔 벤더스의 <두드리지 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 등이다.
단연 거장들의 집결이 눈에 띈다. 작년 57회 영화제 경쟁부문이 <열대병> <슈렉2> <화씨 9/11> 등 아시아 영화를 축으로 하여 대중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끌어안으면서 다양성을 꾀한 형세였던 것에 비하면 한층 무거워진 라인업이다. 예술감독 티에리 프레모도 올해 라인업의 특징을 “작년이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에 기회를 제공한 한 해였다면, 올해는 고전적 작가들로 짜여진 한해”라고 밝혔다. “영화는 관객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작년 라인업의 설명과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현존하는 최고의 거장들 목록 사이에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프랭크 밀러의 <씬시티>, 두기봉의 <흑사회>, 왕 샤오슈아이의 <청홍>, 고바야시 마사히로의 <베이싱>등이 끼어 있다. “예술성이 담긴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올해 심사위원장 에밀 쿠스트리차와 심사위원단의 의지가 어떤 방식으로 수상작들을 선정하게 될지도 중요하다. 이밖에도 비경쟁 부문에는 우디 알렌의 <매치 포인트>,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3>등이 포진되어 있다.
한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올드보이> 두 편이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올드보이>의 심사위원 특별상까지 이어졌던 작년과 달리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는 없었다. 김기덕 감독의 <활>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대받았고,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두편이 비공식 감독 주간에 올랐다. 심민영 감독의 <조금만 더>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도미니크 몰의 프랑스 영화 <레밍>으로 개막하여 마사 파인즈의 영국 영화 <크로모포비아>로 막을 내리게 될 제58회 칸국제영화제는 5월11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