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배우 숀 펜이 작은 해프닝을 벌였다. 사건의 발단은 유니버설 픽처스가 <LA타임스>지면에 <인터프리터>광고를 내보내면서 숀 펜의 허락을 받지 않고 휴대폰 회사 T-Mobile의 배너를 함께 실은 것이었다. <인터프리터>의 제작사 워킹 타이틀은 이 영화의 홍보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결정할 때는 숀 펜의 확인을 거친다는 내용의 계약을 한 상태였다. 그러므로 숀 펜은 본인이 승인하지 않은 휴대폰 회사의 로고가 들어간 것을 그냥 지나쳤을 리 없고, 결국 며칠 뒤 유니버설은 <LA타임스>에 숀 펜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사태를 매듭지었다. 사과문의 내용을 보면, “숀 펜은 문제의 <인터프리터>광고를 수락한 적이 없다. 계약내용을 어기고 광고를 내보낸 자사(유니버설 픽처스)의 ‘부주의(oversight)’을 사과드린다”는 것.
그런데 상황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숀 펜의 다음 표적이 된 곳은 이 사건을 보도한 영화산업주간지<버라이어티>였다. <버라이어티>가 4월24일자 기사에 숀 펜과 유니버설의 ‘다툼(spat)’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 기사를 본 숀 펜이 <버라이어티>에 즉각 항의했다. “‘다툼’이라는 표현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언론의 선정성을 드러내는 단어”라면서 “유니버설이 말한 ‘부주의’이야말로 나와 영화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확한 어휘”라고 지적했다. 결국 <버라이어티>는 4월25일에 이번 사건의 전후 맥락과 숀 펜의 항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기사를 내보내야했다.
연기파 배우 숀 펜은 ‘할리우드의 악동’으로 불릴 정도로 다혈질이다. 파파라치들을 폭행한 사건은 예전에 여러 차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